[데일리메디 박성은 기자]
구성원 중 다수가 여성인 간호계에서 성희롱 피해가 만연한 상황에서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참고 넘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가 진행한 '2019년 간호조무사 임금, 근로조건 실태조사'에 의하면 24.6%의 간호조무사가 성희롱 피해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의 '2019년 보건의료노동자 실태조사'에서는 14.5%의 간호사가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해 보건의료 업종 중 피해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간호조무사 성희롱에 대한 가해자 유형을 살펴보면 환자가 57.8%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의사 17%, 보호자가 13.2%, 동료 12% 순이었다.
간호사를 포함한 의료보건인력에 대한 성폭력 가해자는 환자가 81.2%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다음은 보호자 19.2%, 의사 9.7%, 상급자 5.6% 순이었다.
즉, 고객에 의한 성희롱이 피해 사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나 고객에 의한 성희롱 예방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성희롱 피해 후 대처방식은 간호조무사의 경우 그냥 참고 넘긴다는 응답이 62.4%로 가장 많았다.
항의를 했으나 사과를 받지 못한 경우도 12.3%가 있었고, 항의를 하고 사과를 받은 경우는 12.3%, 항의를 못하고 이직한 경우가 5.8%, 법적대응 등으로 해결한 경우는 0.6%로 극소수였다.
보건의료노조 조사 결과에서도 간호사를 비롯한 보건의료인력 피해 당사자들의 대처 방식은 소극적이었다.
조사 결과, 성폭력을 경험한 간호계 및 보건의료인력 74.3%가 스스로 참고 넘기거나 주변의 아는 사람에게 하소연하는 것으로 대처하는 데 그쳤다고 응답했다.
병원 내 노동조합이나 고충처리위원회 등을 통해 공식적인 문제 해결을 요청했다는 응답자는 3% 미만이었다.
간호사, 간호조무사 모두를 포함한 간호계에서 성희롱 피해자 대부분이 적절한 구제와 보상 또는 사과를 받지 못하는 상황인 것이다.
한편, 간호조무사들을 대상으로 근무기관 규모별로 성희롱 경험 여부를 조사한 결과, 상급종합병원이 28.6%로 가장 높은 결과가 나왔다.
다음으로 높은 곳은 치과의원(27%), 종합병원(26.3%)으로 나타나, 규모가 크고 업무가 바쁜 의료기관일수록 성희롱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측된다.
보건의료노조는 "의료서비스가 제공되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환자의 폭력이 직원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현실에서는 환자 생명과 안전이 보장받을 수 없다"며 "의료기관 내 폭력 예방과 대응을 위한 보다 실효성 있는 정부 방침과 제도적 보완장치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사
박성은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