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연장근로나 야간근로가 고정적으로 이뤄지는 업종의 시간당 통상임금을 산정할 때 실제 근로시간을 사용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기존에 연장·야간근로 시간의 경우 실제 근로시간의 1.5배로 책정, 시간당 통상임금을 산정해 왔는데 이를 실제 근로시간으로 시정하라는 것이다.
이는 고정적으로 연장근로, 야간근로를 하는 간호사, 간호조무사의 통상임금이 높아지게 되는 판결로 향후 병원들의 인건비 부담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대법원 합의체는 운수업체 A사 노동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소송 상고심에서 통상임금 산정시 연장·야간 근로시간에 대해 1.5배를 가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기존 판례에 따르면 기준 근로시간을 초과한 근로는 실체 가치보다 더 적게 산정이된다”며 “연장·야간 근로에 대한 가산임금 지급을 통해 근로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근로기준법의 취지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시간당 통상임금은 통상임금을 총 근로시간으로 나눠서 산정한다. 하지만 총 근로시간 책정 방식은 실제 근로시간과는 괴리가 있었다.
예를 들어 기준 근로 8시간, 연장근로 2시간을 했다면 실제 일한 시간은 10시간이다. 이전 판례에 따르면 연장근로 시간은 평상시 임금보다 1.5배의 임금이 지급되므로 근로시간도 1.5배인 3시간을 일한 것으로 간주했다.
이에 총 근로시간은 11시간이 되고 가령 통상임금이 10만원이었다면 시간당 통상임금은 10만원을 11로 나눈 9090원이 된다.
하지만 이번 판결에 따라 실제 근로시간 10시간을 그대로 적용하게 되면 10만원을 10으로 나눈 만원이 시간당 임금이 돼 기존보다 시간당 통상임금이 오르게 된다.
게다가 시간당 통상임금은 야간근로, 연장근로, 주휴수당과 출산휴가, 육아 휴직 시 임금 산정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실제 인상 효과는 더욱 클 수 있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 관계자는 “간호조무사의 경우 요양병원, 병원급에서 연장·야간근로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노동자 입장에서는 이번 판결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판결이 실제로 의료 현장에서 제대로 적용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도 있다. 특히 간호사들의 경우 기존 3교대 초과 근무분에 대해서도 제대로 인정을 못받고 있는 상황이 선결돼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9년 12월 국회에서 열린 병원 간호사의 근로시간 제도 개선 관련 간담회에서 김영애 중소병원간호사회장은 “근로기준법상 연간 최대 근무시간은 2160시간이지만 간호사는 연평균 2436시간에 달하고 간호사의 87.9%가 연장근로를 경험하지만 62.3%는 연장수당을 받지 못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