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성은 기자] 대한간호협회(이하 간협, 회장 신경림)가 최근 대한간호조무사협회(이하 간무협)의 활발한 정치 활동에 자극을 받아 간호사 회원들에게 간무협 법정단체화 반대 등에 대한 정치 참여를 독려하는 모습이다.
최근 간협 주요 임원들은 각 병원을 직접 찾아 현장 간호사들에게 간호 관련 현안을 설명하고 정치 참여를 이끌어내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열린 ‘2019년 병원간호사회 간호정책포럼’에서 박미영 대한간호협회 이사[사진]는 ‘간호단독법 추진’과 ‘간호조무사 중앙회 법정단체화 저지’를 현재 간호협회가 당면한 주요 과제로 꼽으면서, “반대파들이 많아 임원들만으로는 난국을 헤쳐나갈 수 없기에 전국병원 간호사들을 직접 방문해 정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이사에 따르면 임원들이 방문하기 전(前) 현장의 대다수 간호사들은 간호 관련 현안에 대해 미처 알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이는 상황이다.
이처럼 간호협회가 회원들의 정치 참여 독려에 집중하게 된 배경은 1인 시위부터 연가투쟁까지 최근 정치세력화에 한창인 간무협의 활동이 지목된다.
지난 7월 간무협이 ‘2020 총선대책본부’를 출범하며 1인 1정당 가입운동을 시작한 것과 같이 박 이사 또한 이날 행사에서 1인 1정당 가입, 정치후원, 선거참여를 회원들에게 권장하고 나섰다.
한편, 간호협회는 간호조무사 중앙회 법정단체화가 실현될 경우 간호계 미래를 비관적으로 예측하는 상황이다.
박 이사는 “중앙회 법정단체화가 실현 이후 간호조무사 측은 2년제 학교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커뮤니티케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등에서 부족한 간호인력을 모두 대체인력으로 해결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간호사 면허는 불필요해지고 간호대생들은 학업을 중단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대한민국 간호는 질(質) 하락이라는 시대에 역행하는 결과가 나올 것이다. 2011년 겨우 이룬 간호학제 4년제 일원화에서 다시 2년제로 되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간무협 법정단체화 반대를 비롯한 간호협회 활동 방향에 대해 간호조무사들이 ‘갑질’, ‘횡포’라고 지적한 것에 대해서는 “간호사 처우부터 열악한 상황인지라 간호조무사들만 위한 활동을 할 여유가 부족했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한편 간호협회는 간호단독법 추진이 간호사 처우 개선뿐만 아니라 간호사와 간호조무사의 갈등을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박 이사는 “간호사, 전문간호사, 조산사, 간호조무사, 요양보호사 등 간호인력 업무를 법으로 명확히 규정함으로써 업무 범위에 대한 갈등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이러한 간호 인력들이 하나의 시스템 내에서 체계화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간호단독법 추진과 간무협 법정단체화 저지 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간호사 회원 정치 참여에 이어 국민설득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박미영 이사는 “결국 국민건강 증진을 위한 양질의 간호서비스 제공이 목표라는 것을 강조하며 국민들이 관련 사안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