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효성 떨어지는 대한민국 간호교육
'환경도 안되는데 1000시간 채워야 하는 임상실습, 미국 대비 340시간 많아'
2019.05.13 11:43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근빈 기자] 국내 간호교육 체계의 문제점이 지적됐다. 불필요하게 많은 임상실습시간을 채워야 하는데 그럴만한 환경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탄력적 기준이 준용돼야 하며 특히 시뮬레이션 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의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국전문대학간호학장협의회와 한국간호연구학회는 최근 톨릭대학교 성의교정 의생명산업연구원에서 춘계 학술세미나를 열었다. 중점적으로 다뤄진 주제는 ‘1000시간의 임상실습시간’에 대한 논의였다.


조은희 군산간호대 교수는 미국 대학과의 비교를 통해 국내 기준의 불형평성을 논했다.


조 교수는 “미국은 기본간호학 임상실습을 포함해 실습시간은 660~990시간으로 탄력적으로 운영된다. 총 이수학점은 126~128학점이며 실습학점은 22~24학점이 배정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는 관찰위주의 임상실습이 아니라 봉사활동과 인턴십 등 다양한 방법을 임상실습에 포함시킨다. 학점당 30~40시간으로 운영되는 방식이다. 졸업을 앞둔 4학년 학생들의 실습에는 임상간호사가 참여해 1:1 맞춤형 지도를 수행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안정된 임상실습이 진행되기 어려운 상황임에도 미국보다 최대 340시간이나 더 많은 1000시간을 채워야 한다는 문제를 지적했다. 간호교육대학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임상실습 교육기관은 정체된 탓이다.


조 교수는 “임상실습 교육기관 부족 현상은 대학별로 병원을 선점하려는 과다한 경쟁을 초래하고 있다. 이 같은 실습환경은 학생들에게 모호한 자신의 역할과 부정적 간호 이미지를 얻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보다 좀 더 포괄적이고 탄력적으로 임상실습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의료기관 평가항목에 임상실습 지원체계 형성 등 항목이 만들어져야 한다. 전담간호사가 학생 실습교육에 투입될 수 있게 제도적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가 차원의 시뮬레이션 교육 지원체계 마련 시급"

임상실습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대안으로 시뮬레이션 교육 활성화도 중요한 내용으로 다뤄졌다. 미흡한 교육 여건으로 임상현장을 나가도 관찰수준의 교육만 받고 돌아와야 하는 문제를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김지미 동남보건대 간호학과 교수는 “시뮬레이션 교육 운영에 국가차원의 지원책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전국 간호대학별 시뮬레이션 교육에 대한 경제적(인건비, 기자재 등) 지원 배분이 이뤄져 한다는 것이다.
 

특히 500병상 이상 기관에 시뮬레이션센터 구축을 위한 지원체계를 형성하고 실습생을 받는 기관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세부적으로 인적지원(실질적 인건비를 포함한 운영인력 확보), 시설구축 및 장비지원(SimMan 3G 등 고가장비 구입지원, 시뮬레이터 공동 활용 시스템 지원), 프로그램 및 교육지원(시나리오 개발 프로그램, 주기적 교육)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교수는 “시뮬레이션 교육을 활성화하면서 간호학과 추가개설을 없애야 한다. 임상실습시간도 900시간 이하로 조정해야 한다. 국가적으로 병원들이 교육병원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침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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