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간병통합서비스 시행 이후 업무 강도와 감정노동이 증가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워크인 연구소 이문호 소장은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된 ‘병원노동자 노동시간 개선을 위한 토론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간병문화 개선을 위해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지만, 담당 환자 감소에도 오히려 간호사들의 업무강도는 더욱 강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문호 소장이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방안을 마련키로 한 지난해 12월 노사정서울협약에 참여한 19개 기관 중 2개 사업장을 선정해 조사한 결과, 간호사들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시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조사 결과 경력직의 간호사는 “포괄간호(현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이후 업무가 두세 배는 더 힘들어졌다. 예전보다 환자수는 줄었지만 강도는 더 세졌다”고 말했고, 신규 간호사 한 명은 “간호업무 외 불필요한 업무가 증가했다”고 답했다.
이에 이 소장은 "간호사의 실제 노동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실노동 시간을 파악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간관리 시스템 구축으로 통상근무, 시간외 근무, 휴일근무, 직무교육, 훈련 등의 근태코드를 체계화하고 일상관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간을 정해 단계적인 감축 계획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노사정 합의를 기초로 2020년까지 간호사의 연간 노동시간을 1800시간대로 줄이는 것이다.
한국 간호사들은 2014년 기준 OECD 국가 중 상위 세 번째인 2057시간을 근무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평일의 시간외·연장 근무 축소 ▲휴일 근무 축소 ▲법정 휴가일수 및 법정 휴직 사용 보장 ▲단축근무와 자발적 시간선택근무 시행 ▲근무체제 유연화 등을 제안했다.
이 소장은 “이러한 단계적 감축계획을 통해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일과 생활의 균형을 잡으며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며 “또한 서비스 개선 등이 발생하는지 지속적인 점검과 평가도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도 간호사 노동시간 단축을 위해 힘쓰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병원의 현장 노동자들이 원하는 것은 높은 수당이나 임금보다 현실적인 업무강도다. 이를 위해서는 적절한 인력확보라는 대전제가 있어야 한다”며 “오늘 나온 의견을 바탕으로 법 개정을 비롯한 제도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회 양승조 보건복지위원장(더불어민주당) “현재 많은 의원들이 보건의료인력 양성 및 수급계획과 노동시간, 복지실태, 비정규직 현황을 반영한 지원대책을 담은 보건의료인력지원 특별법을 발의했다”며 “이번주 법안 심사가 있는데 보건복지위원장으로 오늘 토론회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도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담당하고 있는 병원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은 환자안전과 의료서비스 질에 고스란히 영향을 미친다”며 “더불어민주당이 처우 개선을 위한 노력에 앞장서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