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대다수 병·의원 매출이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오히려 안과, 성형외과 등과 약국의 매출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재택시간이 늘어나면서 해당 진료과의 시술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약국의 경우 마스크 구매 등에 따른 방문이 늘면서 매출에 영향을 끼쳤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코로나19에 따른 업종별 소비행태 변화를 분석한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업종별 매출 증감률 파악을 위해 실제 신용카드 매출 데이터를 분석했다. 구체적으로는 올해 1분기 각 분야별 신용카드 매출액을 작년 같은 기간을 비교했다.
신용카드 개인회원의 일시불 및 할부 매출액과 매출 건수가 대상이 됐다. 9개 분류 230개 업종으로 의료 및 보건분야에선 종합병원, 개인병원, 한의원, 약국 등 26개 업종이다.
지난 1분기 기간 중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2월 대부분의 의료기관 매출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3월까지 하락세가 이어졌다.
실제 일반병원은 전년 대비 1월 -3%, 2월 -5%를 보이던 매출이 3월 -21%까지 줄었다. 대학병원도 같은 기간 -3%, -0.2%, -19%를 기록했다.
진료과별로는 소아청소년과와 이비인후과의 타격이 컸다. 한의원과 치과 피해도 극심했다.
먼저 소아청소년과의 1월 매출은 전년 같은기간 대비 31% 상승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월 1%로 급감한데 이어 3월에는 -46%를 기록다.
이비인후과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이비인후과 의원의 전년대비 신용카드 매출은 1월 26% 높았지만, 2월 5%로 상승세가 크게 꺾였고, 3월에는 -42%를 기록했다.
내과와 산부인과, 피부과도 사정은 비슷했다. 전년 대비 1월과 2월 각각 10%, 3% 매출증가를 보였던 내과는 3월 -24%로 급감했다.
산부인과의 경우 -9%, -4%, -16%로 1분기 내내 경영난이 이어졌다. 1월 3%대의 매출증가를 보였던 피부과는 2월 -2%, 3월 -12%까지 매출이 떨어졌다.
요양 및 복지시설은 1분기 -27%의 매출 감소를 보였다. 산후조리원도 같은 기간 매출이 평균 20%나 줄었다.
안과에선 다른 상황이 펼쳐졌다. 3월 들어 증가세가 다소 줄었지만 1월 11%, 2월 13%, 3월 6% 등 1분기 평균 10%의 매출이 늘었다.
성형외과의 경우 오히려 3월 매출 증가가 두드러졌다. 1월 3%, 2월 -0.1%로 전년 같은 시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던 매출은 3월 들어 9%나 상승했다.
연구소는 코로나19로 국민들의 재택 시간이 길어지면서, 이 기간 성형외과와 안과 시술을 받은 사람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약국도 매출 증가를 보였다. 공적마스크 판매로 방문자가 증가한 영향으로 보인다. 약국의 신용카드 매출액은 전년대비 1월 7%, 2월 29%, 3월 12% 가량 늘었다.
연구소는 “소비 심리가 여전히 위축돼 있어 긴급재난지원금도 식재료 등 생필품 구입에 주로 사용될 것”이라며 “의료를 포함한 업종 전반의 소비 정상화는 당분간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