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 세일즈 외교 '절반의 성공'
박 대통령, 중동 순방 마치고 귀국…'오일달러 창출 적극 지원'
2015.03.09 20:00 댓글쓰기

박근혜 대통령이 중동 4개국 순방을 마치고 9일 오전 귀국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일부터 쿠웨이트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를 차례로 방문했다. 청와대는 에너지·건설 등 중동 지역 국가들과의 전통 분야 협력 강화와 함께 보건의료를 최대 성과 분야로 지목했다. 사실 이번 순방 전부터 보건의료 성과에 대한 기대감은 컸다. 박 대통령의 일정에도 4개국 모두에 보건의료 분야 협력 논의가 포함돼 기대감을 높였다. 여기에 서울대병원 오병희 원장을 비롯한 보건의료계 관계자들이 대규모로 동행, 가시적 성과물이 적잖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9일 모든 순방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박근혜 대통령의 보건의료 선물보따리는 일단 푸짐했다. 한국 의료수출은 물론 제약산업의 중동 진출 성과도 이뤄냈다. 다만 순방 4개국에 걸쳐 두루 진행되기 보다 일부 국가에 편중된 성과는 아쉬움으로 남았다.

 

순방국

협약성과

세부내용

쿠웨이트

보건의료협력 MOU

-양국 간 첫 협력 약속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간 포괄적 MOU

*의약품 수출계약

 

-세브란스병원, 현지 150병상 규모 여성암센터 건립

-녹십자, 검체분석 임상병리실험실 설립

-JW홀딩스, 현지 수액공장 설립

-보령제약종근당 항암제 수출

-BC월드제약, 진통제고혈압치료제 수출

-병원정보시스템 수출

-건강노화 및 줄기세포 기술 이전

 

아랍에미리트

*샤르자 보건청과 MOU

*두바이 검진센터 협약

*환자송출 관리 협약

-서울성모병원, 마리나 건강검진센터 위탁

-샤르자대학병원 내 소아암센터 설립 지원

-환자관리 원스톱시스템 PPCC 설립

-환자송출센터에 한국직원 파견

카타르

-

-

 

잭팟 터뜨린 사우디

 

우선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에서는 기대했던 성과가 쏟아졌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날아온 낭보가 인상적이었다.

 

순방 두 번째 국가였던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한국 민관합동 대표단은 사우디 보건부 및 민간기업 등과 잇따라 회담을 갖고 의료기관‧제약 플랜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거뒀다.

 

우선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은 녹십자 의료재단 및 사우디 IBV社와 여성암센터를 건립, 운영키로 했다. 센터는 150병상 규모로, 오는 2016년 개원 예정이다.

 

현재 IBV社가 미국 유수 병원과 구축 중인 여성암 검진센터와 연계해 진단은 검진센터에서, 치료는 세브란스병원이 운영할 여성암센터에서 이뤄진다.

 

또한 녹십자 의료재단은 여성암 검진센터 및 여성암센터에서 채취된 검체에 대한 분석을 진행하고, 추후 사우디 현지에 이를 위한 임상병리실험실을 설립키로 했다.

 

제약분야 사우디 진출 성과는 향후 5년 간 약 200억원 규모의 플랜트(Plant) MOU와 의약품 수출계약에서 구체화 됐다.

 

JW홀딩스는 현지에 수액공장 설립 협약과 함께 항생제, 수액제 등 4품목 수출 계약도 체결했다. BC월드제약도 진통제, 고혈압제제 등의 기술이전 및 완제의약품을 수출키로 했다.

 

보건복지부 문형표 장관도 사우디 카팁 보건부 장관과 회담을 갖고, 의료기관 위탁운영 및 건강보험 경험과 지식 공유 등 보건의료 전반에 대한 협력 확대방안을 논의했다.

 

구체적으로는 간호사 등 의료인 교육확대, 병원정보시스템 구축, 건강노화 및 줄기세포 등 한국 의료기술 이전 등을 추진키로 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살만 국왕이 킹 칼리드 국제공항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영접하고 있다.<사진출처 청와대>

 

UAE, 더 많이 더 크게!

 

중동국가 중 한국과 보건의료 분야 협력이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아랍에미리트(UAE) 역시 이번 순방에서도 적잖은 성과가 이어졌다.

 

앞서 예고됐던 중동 최초의 한국형 건강검진센터가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800평 규모의 마리나 건강검진센터는 서울성모병원이 수탁, 운영한다.

 

이를 위해 서울성모병원은 22명의 직원을 파견했고, 현지인력 50명을 추가로 채용, 총 70여 명으로 운영에 들어갔다.

 

서울성모병원은 향후 5년 간 매출액의 10%와 순수익금 일부를 인센티브로 지급받는다. 예상액은 위탁수수료 100억원, 인건비 300억원 등 총 4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됐다.

 

위탁 운영을 맡긴 UAE VPS그룹은 서울성모병원과 아부다비에 이어 두바이에도 제2호 검진센터를 설립키로 하는 MOU를 체결했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샤르자 보건청과 건강보험 관련 연수, 소아암병원 운영 협력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협력약정도 체결했다.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UAE 정부 송출환자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정부 간 협의를 통해 환자 의뢰-진료-관리를 원스톱 관리할 수 있는 Pre-Post Care(PPCC)를 설립했다.

 

아부다비보건청 산하 Mafraq병원에 제1호 PPCC 현판식이 이뤄졌으며, 현지근무 의사채용 및 프로그램 개발 등을 거쳐 올 상반기에 본격 운영될 예정이다.

 

아부다비보건청과 우리나라 간 정부 송출환자 사업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환자송출센터(IPC : International Patient Center)에 우리나라 직원 2명을 파견키로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의 그랜드 모스크를 방문, 故 자이드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모스크를 시찰했다.<사진출처 청와대>

 

초라한 성과, 남겨진 과제

 

굵직한 성과를 낸 사우디아라비아와 UAE와는 달리 쿠웨이트와 카타르는 별다른 결과물을 얻지 못했다.

 

우선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중동 순방의 첫 번째 국가였던 쿠웨이트에서 셰이크 알-아흐마드 알-자베르 알-사바 쿠웨이트 국왕과의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양국 정상은 에너지·건설 분야 중심의 협력관계에서 보건의료 등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분야로 협력 범위를 다변화할 것에 합의했다. 보건의료 협력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하지만 양해각서의 세부사항은 없다. ‘앞으로 잘 해보자’는 두루뭉술한 개념의 협약이다.

 

물론 청와대는 쿠웨이트가 이번 중동 순방 4개국 가운데 유일하게 '보건의료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지 않은 나라였다는 점에서 MOU 체결의 의미를 부여했다.

 

실제 보건복지부는 지난 2009년 보건의료 분야 MOU 체결안을 쿠웨이트 측에 전달한 바 있지만 6년이 지난 지금까지 회신은 없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대부분의 중동국가들이 포괄적 MOU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한다”며 “쿠웨이트와의 이번 협약은 그 시금석을 놓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 순방국인 카타르에서는 보건의료 분야 외교 성과가 전무했다.

 

한국과 카타르는 지난해 11월 카타르 국왕의 방한을 계기로 보건의료 분야 MOU를 체결한 바 있다. 이번 순방에서는 보다 구체적 사업 추진들이 논의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복지부 역시 e-헬스와 병원 수출 등을 골자로 하는 사업제안서를 보냈지만 카타르 당국이 검토 시간의 촉박함을 이유로 최종 합의는 이뤄지지 못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카타르의 경우 적잖은 아쉬움이 남지만 MOU가 체결돼 있는 만큼 향후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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