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윤우성 기자 =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미용 시술로 유명세를 치른 서울 강남의 한 피부과 의원이 돌연 폐업하면서 '먹튀' 논란이 벌어졌다.
많게는 수 백만원의 시술 비용을 선불로 지급했던 고객들의 피해 호소가 빗발치자 보건당국이 경찰 고발에 나서기로 했다.
17일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A 피부과는 지난달 10일 관할 구청에 폐업 신고를 마쳤다. 피해자들은 해당 업체가 사전에 고객들에게 폐업 일정을 알리거나 시술비용을 환불하기는커녕, 정상적으로 영업을 이어갈 것처럼 눈속임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폐업하기 불과 이틀 전인 지난달 8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영업하지 못하게 됐다"며 "10월 초 원래 위치에서 5분 거리에 확장 오픈하는 2호점에서 관리·시술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안내하는 단체 문자메시지를 받았다는 것이다.
연합뉴스는 이미 잠적한 운영자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못했다.
다만 8천800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스타그램 계정이나 공식 홈페이지는 아직 정상적으로 접속되는 상태다.
피부과가 언급했던 10월이 되도록 연락이 없자 피부과 고객 70명은 사기 피해를 주장하며 집단소송 및 형사고소에 나서기로 했다.
피해 규모는 1인당 최대 300만원으로, 모두 합치면 6천만원을 넘는 수준이라고 한다.
이모(29)씨는 "상식적으로 신사역 출구 바로 앞 번화가에 있는 피부과가 이럴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나"라며 "100만원 정도 할부금이 남아있는데, 황당해서 정신을 차리기조차 어렵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나마 신용카드로 시술 비용을 결제했던 이들은 잔여 할부금을 지급하지 않겠다고 카드사에 요청하는 할부항변권 절차를 밟을 수 있지만, 현금을 냈던 이들은 피해 사실을 증명하기조차 쉽지 않은 실정이다.
140만원을 현금으로 지급했던 임모(35)씨는 "부가세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할인해주고 별도의 피부관리 시술도 해주겠다는 말에 속았다"고 말했다.
강남구보건소도 "해당 피부과를 이달 중 의료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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