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3차 평가가 진행되고 있는 환자경험평가 제도가 의료현장에 안착된 만큼 전반적 평가 수준의 향상을 위해 평가 조직 역량 강화가 요구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최근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수행한 환자중심성 평가 중장기 발전방안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환자경험평가는 올해 3차 평가가 진행 중이다. 보건당국이 환자에게 직접 병원 의료서비스에 대한 경험을 듣고 이를 수치화한다는 측면에서 논란과 관심을 동시에 얻고 있는 평가 중 하나다.
연구팀은 1~3차 평가를 1주기로 구분하고 3차 평가 종료 후 4차 평가 준비 시기에는 중기 발전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평가대상 확대 ▲평가영역 확장 ▲조사 수행체계 혁신 ▲평가결과 산출 및 제시 개선 ▲평가결과와 지불보상 연계 ▲질 향상 활동 지원 ▲환자보고 질 지표의 통합 모니터링 ▲환자·사람중심성, 보건의료체계 반응성 측정 연계 ▲환자중심성 평가 조직 및 역량 강화 ▲의료체계 구조 개혁 ▲환자·국민 역할 및 참여 확대 ▲의료계·학계 역할 및 참여 확대 등을 제시했다.
이 가운데 의료체계 개혁이나 참여 확대 등을 제외하면 결국 환자중심성 평가를 수행하는 조직의 역량이 강화돼야 한다.
연구팀은 “환자중심성 평가의 중장기 발전방안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여러 측면의 투자가 필요하나 그 핵심 동력원으로 평가 조직 및 역량 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부적으로는 지역 중소병원 및 의원 등과 같은 평가대상 확대와 외래경험, 호스피스 환자 가족경험, 만성질환 및 응급실 등 평가영역의 단계적 확대 방안을 마련하는 평가기획팀이 요구된다.
또한 평가기획팀에서 만들어진 새로운 평가대상 및 영역에 대한 수행가능성 확인을 위한 설문조사 관리팀과 데이터 관리팀, 연구팀 등이 요구된다.
“인센티브 연계 역효과 없도록 신중하게 검토해야”
연구팀은 그리고 "환자경험평가를 지불보상제도에 연계하는 것은 보다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환자경험 평가 결과와 지불보상을 연계하는 다른 방법으로는 독립 수가 개발 및 가감지급 사업과의 연계 혹은 가산수가 이용을 고려할 수 있다”면서도 “인센티브 지급이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더불어 “만약 특정한 성과 목표를 달성해 지불보상 연계를 종료하고 이를 진료수가로 포함코고자 한다면 진료비 지불제도의 전반적 개편 시기에 논의가 필요하다”며 “향후 2026년으로 계획하고 있는 3차 상대가치 개편 작업 시에는 이런 논의를 진행할 수도 있겠다”고 봤다.
한편, 환자경험평가 결과가 상대적인 순위로 나열되는 ‘줄세우기’ 방식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다.
연구팀은 “100~300병상 규모 종합병원 평가 결과를 공개할 때, 높은 이질성을 고려해서 기존과 같이 일률적으로 전체 종합병원의 총점이나 순위가 매겨져 언론에 공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료기관별 차이와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상급종합병원부터 전체 의료기관이 단일한 점수 체계에 따라 등수별로 일렬로 배치된 결과를 제시하는 것이 환자 중심 의료환경을 평가코자 하는 본래 취지를 훼손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1·2차 평가 결과가 공개된 후 발생한 현상과 같이 의료기관별 총점이 산출돼 순위가 매겨진 결과가 유통되는 것은 평판을 중요하게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부담이 되며 실제로 불만의 주 요인”이라고 밝혔다.
이어 “평가 결과에 대해 기관별 등급을 제시하되 종합점수에 기초한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 기준을 적용할 것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