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세종충남대‧순천향천안병원 등 '응급실' 파행
중부권 '응급의료 붕괴' 우려감 팽배…지역주민들 "치료 못받나" 불안감 고조
2024.08.16 06:38 댓글쓰기



의정 갈등 장기화에 따른 응급의실 파행 소식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중부권 응급의료 시스템 붕괴가 가속화 되는 모양새다.


특히 이번 사태의 주무부처인 복지부와 교육부가 소재한 세종시를 비롯해 인근 충남, 충북 지역 대학병원 응급실이 연이어 셧다운을 선언하는 등 상황은 점점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충북대학교병원은 지난 10일에 이어 14일에도 응급실 운영을 일시 중단했다. 전공의들이 떠난 이후 전문의 중심으로 힘겹게 버텨왔지만 이제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석이다.


실제 충북 지역 유일한 권역응급의료센터인 충북대병원 응급실은 의정 갈등 이후 6명의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지켜왔지만 최근 휴가와 병가로 인력이 빠지면서 부득이 셧다운을 택했다.


병원 측은 “의료진의 업무 피로도를 고려한 일시적인 조치”라며 “환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응급의학과 대체 인력을 서둘러 충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충원은 요원한 상황이다.


이에 앞서 세종충남대병원도 의료진 공백에 따른 응급실 진료제한 조치를 선언했다. 세종충남대병원은 8월 한 달 동안 매주 목요일 부분적인 응급실 폐쇄에 들어갔다.


‘필수의료 강화’를 기치로 내걸었던 의대 증원 정책이 역설적으로 지역의료, 응급의료 공백을 초래하며 정책을 주도했던 정부부처 공무원과 가족들까지 유탄을 맞고 있는 형국이다.


세종시는 부랴부랴 세종충남대병원 응급실 정상화를 위해 긴급재난지원금 2억원을 지원키로 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상황은 오히려 악화될 조짐이다.


당초 계약직 응급의학과 전문의 1명이 사직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2명이 추가로 사직 의사를 밝히면서 응급실 파행 운영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병원 측은 지속적으로 채용공고를 통해 응급의학과 전문의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지원자가 없어 시름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중부권 응급의료 붕괴 조짐은 순천향대 천안병원에서부터 감지됐다. 이 병원은 지난 달 응급의학과 전문의 절반이 사직서를 내면서 응급실 운영이 부분 중단된 상태다.


특히 전국 최초로 소아 전문 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된 순천향대 천안병원은 이미 지난 5월 마지막 남은 전문의 한 명이 병원을 떠나면서 16세 미만 중증 질환자는 받지 못하고 있다.


인근 단국대병원 응급실도 응급의학과 전문의 6명 중 1명이 병가를 내면서 비상운영 체계에 돌입했고, 대전의 건양대병원과 을지대병원 등도 응급실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같은 중부권 대학병원들의 잇단 응급실 파행 운영은 의정 갈등 사태에 따른 필수의료 붕괴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우려감을 더한다.


특히 중부권의 경우 수도권과 인접한 탓에 다른 지역 대비 수도권 대형병원으로의 의료진 이탈이 가속화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지역민들의 불안감도 고조되고 있지만 정부의 불감증은 여전한 모습이다.


권병기 복지부 필수의료지원관은 14일 브리핑에서 “충북대병원 응급실은 진료에 큰 부담이 발생한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의료진의 병가 등으로 당직 운영에 차질이 발생한 것”이라며 “지속해서 지자체, 관계기관과 협력해 응급실 운영 상황을 살피고, 진료공백이 없도록 관리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119 이송 환자가 4차례에 걸쳐 ‘응급실 뺑뺑이’를 돈 사례가 올해 상반기에 이미 작년치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정성국 의원(국민의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만 119구급차 재이송 17건이 발생해 전년 한 해(16건) 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4차 재이송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로, 연도별로 보면 ▷2020년 2건 ▷2021년 42건 ▷2022년 10건 ▷2023년 16건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환자와 일반 응급환자가 몰려 ‘응급실 대란’이 발생했던 2021년을 제외하면 4년(2020~2023년) 사이 8배가 늘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작년치를 상회할 정도로 늘어난 셈이다. 


올해 연말까지 의료계 반발이 계속될 경우 규모가 더욱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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