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제비 실구입가 산정기준을 부풀려 수 천만원 이상을 위반청구한 의료기관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업무정지 처분이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제14부(주심 이상훈 재판장)은 최근 의사 A씨가 보건복지부장관을 상대로 낸 업무정지처분취소 소송을 기각했다.
A씨는 2015년부터 B요양병원을 운영해 온 의사로, 보건복지부는 B요양병원을 상대로 지난 2018년 11월 현지조사를 진행했다.
조사결과 복지부는 국민건강보험법에 근거해 A씨가 2016년 6월부터 2017년 8월까지 분기 가중평가가격이 6원이었던 산소를 10원으로 청구한 사실을 확인, '업무정지 30일' 처분을 내렸다.
또한 의료급여법에 따라 A씨가 2018년 3월부터 같은 해 8월까지 같은 사유로 약제비 실구입가 산정기준을 1950여만원 위반청구했다고 판단했다.
A씨 "사전 탑재된 프로그램 기반 단가 산정, 단순 착오”
이에 A씨는 "단순 착오였다. 국민건강보험법과 의료급여법 위반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사전 탑재된 프로그램에 따라 의료용 산소 단가를 산정한 잘못은 있지만 속임수에 대한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또한 두 개의 업무정지 처분은 일시가 근접하고 각 처분에 관해 원고와 피고의 제출 의견이 같음에도 보건복지부는 처분을 별개로 진행해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영업정지가 이뤄지면 입원환자들은 생명 유지에 중대한 위협이 발생하고 병원 또한 폐업 위기를 맞아 중증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거점병원이 없어질 수 있어 피해가 크다”고 피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의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부당청구 급여비는 각각 8500만원과 1900만원 상당으로 규모가 크고 부당청구 기간도 길며 실거래가 보다 액수를 부풀려 청구한 점 등을 고려하면 단순착오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이어 “요양급여와 의료급여는 건전성과 투명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국민건강보험제도와 의료급여제도는 목적이나 대상자 등이 별개로 두 차례의 업무정지처분은 부당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한 “B요양병원은 대체 불가능한 병원이 아니기 때문에 원고의 주장처럼 업무정지에 따른 공익 침해 가능성은 낮다"며 “처분은 적합하다고 판단된다”며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