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가입자를 보유한 국내 대표 병·의원 진료예약 플랫폼 '똑닥'이 유료화를 공식화했다. 금년 7월 유료화 검토 소식이 전해진 이후 구체적인 유료서비스 모델과 시행 시기를 확정한 것이다.
이 같은 소식에 일부 사용자들이 반발하고 있지만 회사 측은 7년 동안 감수해온 적자를 타개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란 입장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똑닥을 운영하는 비브로스가 오는 9월 5일부터 서비스 유료 멤버십 제도를 도입한다.
이에 따라 유료 멤버십 가입 회원만이 똑닥 병의원 예약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용 요금은 월 1000원, 연간 1만원으로 횟수에는 제한을 두지 않는다.
다만 똑닥은 인근 병·의원 검색이나 실시간 대기자수 확인 등은 무료로 제공키로 했다. 또 가족 중 한 사람이라도 유료 멤버십에 가입하면 다른 사람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연계 병·의원 1만4000곳…육아 '필수 앱' 자리매김
지난 2017년 출시된 똑닥은 병의원 검색을 비롯해 실시간 대기자수 확인, 원격 접수 및 예약 등의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특히 소아청소년과 '오픈런(병원 문이 열리기 전부터 기다리는 현상)' 사태가 일상화되면서 보호자 사이에서 육아 '필수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입소문을 탔다.
똑닥은 이러한 편의성을 바탕으로 가파른 가입자 증가세를 보여왔다. 현재 누적 회원수는 1000만명으로 연계된 병·의원만 1만4000곳에 달한다. 월 사용자는 약 100만명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똑닥은 높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정작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는 수익모델은 부족했다.
똑닥은 그동안 병·의원에 키오스크를 공급하며 연간 20억원 수준의 매출을 올렸지만 이조차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적자 폭은 해마다 커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꺼내든 카드가 결국 서비스 유료화다.
소청과 등 오픈런 심화·요금 인상 가능성 제기
똑닥 유료화 소식에 이용자들은 대체로 수긍하고 있지만 반발심도 적잖게 드러나고 있다.
이용자들은 요금이 고액이 아니라는 점에서 서비스를 계속 이용하겠다면서도 사용자에게만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은 잘못됐다는 입장이다.
실제 某맘카페 한 이용자는 "민간에서 만든 서비스인 만큼 적자 상황이라면 유료화를 해야하는 건 당연하다"면서도 "이용 요금을 병·의원이 아닌 이용자에게만 부과한 점은 황당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서비스 유료화로 인해 소아과 오픈런 현상이 심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실제 비브로스에 따르면 똑닥 이용자 80% 이상이 소아청소년과와 소아 진료를 보는 내과, 이비인후과 등에서 이뤄진다.
이밖에 추후 요금 인상 등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비브로스 측은 사용자들 반발심을 이해한다면서도 지속가능한 서비스를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똑닥 관계자는 "그동안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기 위해 외부 투자를 유치하고 신사업 확장 등을 끊임없이 진행해 왔으나 적자가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최소한의 서비스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불가피하게 부분 유료화 전환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이 관계자는 사용자에게만 요금을 부과한 방식에 대해서는 "똑닥 도입으로 의료기관이 편의만 보는 게 아니다. 의료진이 혼란을 겪는 상황에 비용까지 부담을 주는 것은 결국 병·의원 이탈 현상을 부추기고 이는 서비스 퇴보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또한 추가적인 요금 인상 가능성에 대해 그는 "당연히 우려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현재로선 어떠한 계획도 없다"고 일축했다.
업계에서는 똑닥 서비스 유료화 전환은 예정된 수순이라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의료 연관 플랫폼들 수익모델은 오래 전부터 큰 고민이었다. 똑닥을 시작으로 경쟁 업체들의 유료화 소식도 머지 않아 들려올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