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자 응급입원 제도가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가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인재근 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경기북부지방경찰청 관할지역 안에서 발생한 정신질환자 응급입원에 평균 3시간 1분이 소요됐다.
소요시간이 가장 길었던 상위 5개 사례는 6시간을 초과했으며, 최장 7시간 13분이 걸린 경우도 있었다.
특히 2021년 기준 경찰이 응급입원을 의뢰한 총 7380건 중 입원을 거부당한 사례는 517건, 전체의 7.0%에 달한다.
이 같이 응급입원이 지연될수록 정신질환자의 상태가 나빠질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경찰력에 공백이 생기는 문제도 피할 수 없다는 게 인 의원 지적이다.
보건복지부 정신응급의료기관 지정 수가 시범사업도 한계가 드러났다.
해당 시범사업은 정신질환자가 응급입원할 경우 입원료, 응급처치료 등에 100% 가산을 적용하는 내용이 골자다. 2021년 기준 16개 시·도, 21개 병원이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경찰의 전체 응급입원 의뢰건수(7380건) 중 시범사업 참여 병원에 입원한 비율은 12%(846건)에 그쳤다. 특히 참여 병원 상당수가 시범사업 내용도 모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잔여 병상 확인 제도에서도 문제가 지적됐다. 정부는 지난 2019년 5월 정신응급 상황시 24시간 현장에 출동해 입원 연계 등을 지원하는 응급개입팀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까지 설치된 수가 적고, 운영 중인 응급개입팀 대부분도 상담 위주로 운영되거나 원거리 출동이 어려운 실정이다.
또 국립중앙의료원은 실시간 잔여 병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전국 응급의료기관 408개소 중 정신질환자를 위한 폐쇄병동 정보를 제공하는 곳은 88개소에 불과하다.
인재근 의원은 "잔여 병상 조율 체계, 정신질환자 치료 시설, 정신질환자 24시간 진료 인력 등은 이미 국내 정신의학계 오랜 과제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신질환자 응급입원과 관련한 제도가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현장 목소리를 적극 반영한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