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레놀 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에 대한 106건의 공급 요청이 모두 '공급 불가'로 확인되면서 감기약 신속대응 시스템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됐다.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민석(더불어민주당)은 식약처 국감에서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 유행하는 트윈데믹이 우려되고 있지만, 감기약 신속대응 시스템이 성과가 없다고 비판했다.
3월부터 감소세를 보이던 독감이 9월 둘째 주에는 올해 최고치인 100명당 5.1명으로 나타나면서 독감주의보가 발령됐다.
이에 식약처는 올해 초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고 감기약, 특히 시럽제 감기약 품절사태가 발생하자 지난 3월부터 감기약 수급 현황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김민석 의원은 "하지만 금년 7월 들어 갑자기 모니터링을 중단했고, 감기약 수급 불균형 문제가 더욱 심화됐다"며 "8월 8일부터 감기약 신속대응시스템을 재개했으나 현재는 무용지물"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8월 기준 식약처 감기약 수급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증상 완화에 사용되는 감기약은 181개사, 1839개 품목으로 보고된다. 이중 선호도가 높은 특정 품목은 공급 불균형 실정이다.
해열진통제인 '아세트아미노펜' 31개 품목 중 21개(67.7%), '이부프로펜' 23개 품목 중 21개(91.3%)가 공급 곤란으로 1차 확인됐다.
김민석 의원은 "공급 불균형 상황을 인지하고 있으면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일각에서 한국얀센의 한국 공장 철수로 인한 공급 불안정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며 "공급 해소를 위한 식약처의 제도 개선 노력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관협의체 등을 통해 논의해 결정한다고 했지만 현재까지 회의는 단 한 차례 열렸다"며 "정부에서 언급한 사용량 약가 연동제 적용을 조속히 완화하고,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료제품의 개발 촉진 및 긴급 공급을 위한 특별법 제18조에 따라 위기대응 의료제품을 생산, 수입토록 식약처장에게 검토를 요청하고, 생산자에게 재정·행정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덧붙엿다.
오유경 처장은 이에 대해 "식약처에서 쓸 수 있는 카드는 다 썼다고 생각한다"며 "복지부가 사용량 약가 연동제 제외 방안에 신속 협조했지만, 이 제도는 많이 생산할수록 약가가 인하되는 것이라 감산은 막을 수 있지만 적극적인 증산을 유도하는데 한계가 있는 대책"이라고 말했다.
이어 "복지부와 약가조정을 협의 중이다. 조제용 아세트아미노펜 650mg의 가격은 51원인데, 일반의약품은 200원이다. 제약사가 200원짜리 의약품 대신 51원을 생산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26년 전 아세트아미노펜 650mg 가격이 114원이었는데, 현재 51원으로 낮은 상황"이라며 "약가조정은 복지부와 협의 중이고 아세트아미노펜 650mg을 생산하는 한국얀센이 올해 3월 향남공장을 철수하면서 어려움이 있는 만큼 수입사를 다변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