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금지약물 복용자 '혈액 유통' 파문
적십자사, 5년 2740건 헌혈 실시···수혈용·의약품 분획용 '266건'
2019.10.01 11:58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대한적십자사(적십자사)가 임산부가 복용하면 기형을 유발할 수 있는 헌혈금지약물을 복용한 사람들의 혈액을 채혈해 유통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장정숙 의원(대안정치연대)이 적십자사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올해 8월까지 헌혈금지약물 복용자 채혈은 총 2740건 있었다.
 
이중 수혈용으로 출고된 사례는 163건(293유닛)에 달했고, 의약품 제조를 위해 분획용으로 출고된 사례도 103건(103유닛)이 있었다.

헌혈금지 약물로 지정된 의약품은 건선 치료제,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남성탈모증치료제, 여드름 치료제 등이다. 이중 아시트레틴, 아큐탄 등은 임산부가 복용할 경우 기형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
 
더 큰 문제는 교정 시설 등에서 헌혈자가 어떤 위험 약물을 투여했는지 확인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무분별한 채혈과 유통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적십자사는 법무부 소속 교도소, 구치소, 보호소, 소년원 등 교정시설에서 처방되는 약물정보를 공유 받지 못 함에도 이들 기관으로부터 단체헌혈을 받았다.

실제로 연도별 법무부 소속 교정시설 헌혈 현황에 따르면 2014년부터 올해 8월 말까지 헌혈실적은 무려 5369건이었다. 이중 생산된 혈액제제 1만 5702 유닛 가운데 1만 2967 유닛은 수혈용으로 공급됐고, 2213 유닛은 의약품 제조를 위한 분획용으로 분출됐다.
 
장 의원은 “혈액부족을 핑계로 안전성조차 담보되지 못한 혈액을 채혈하고 유통한 것은 물론 정보공유 미흡 문제점을 알고도 방치한 적십자사의 행태는 안전불감증을 넘어 국민 생명을 담보로 도박을 벌인 것”이라며 “법무부와 협의해 헌혈금지약물 처방 정보를 제공받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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