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정숙경 기자/국정감사] 대한적십자사가 원가에도 못 미치는 금액으로 성분채혈혈장을 판매, 2011년부터 2017년 8월까지 총490억원의 손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기동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22일 적십자사로부터 제출받은 성분혈장 원가 자료에 따르면 녹십자와 SK플라즈마에 혈액제제의 원료인 성분채혈혈장을 표준원가 대비 77%(2017년 대비 6% 상승), 신선동결혈장 70.3%, 동결혈장은 65.2% 수준으로 납품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 의원은 이미 2017년에도 적십자사가 녹십자와 SK플라즈마에 표준원가 대비 71%, 신선동결혈장 70.3%, 동결혈장 65.2% 수준으로 납품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적십자가 제출한 최근 3년간 혈액공급 자료에 따르면 적십자사는 헌혈로 얻은 혈액의 33.3~35.5%를 의약품 원료를 만들기 위한 분획용 혈액으로 사용하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적십자가가 혈액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수입은 총2조221억원으로 이 중 순수익은 223억원으로 나타났다.
2017년 국감 지적에도 불구하고 적십자사는 여전히 원가 대비 65~77% 수준으로 국민의 혈액을 판매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성분채혈혈장의 가격을 1만원 인상했음에도 거의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기 의원은 "2015년 성분채혈혈장은 16만7002원, 신선동결혈장은 16만8600원, 동결혈장은 17만4846원의 표준원가를 산출하고 혈액제제 협상에 응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수년간 이들 기업에게 계속 특혜를 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예컨대, 신선동결혈장의 경우 녹십자에는 10만1079리터가 판매됐고, SK플라즈마에는 2만1671리터가 판매됐는데 이를 원가에 대비하면 61억원의 차이가 난다는 게 기동민 의원 지적이다.
이렇게 되면 올 8월까지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혈장을 팔아 적십자사는 157억원의 손해를 입은 것과 마찬가지다.
더 심각한 것은 적십자와 제약사와의 협상에 의해 결정되는 혈장가격 구조를 매년 정부(보건복지부)가 고시하도록 함으로써 분획용 혈장 가격도 정부 차원에서 '관리' 해주길 바라고 있다는 데 있다.
기 의원은 "헌혈하는 국민 중 대다수는 자신의 소중한 혈액이 적십자사 사업 수익으로 쓰인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을 것"이라며 "수 십 년 간 적십자사가 혈액 관련 모든 사업을 독식하고 있는 현 체제가 과연 옳은 것인지 파악하고 정부가 직접 나서 공정하고 투명한 혈액 관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