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충남대병원, 건국대충주병원에 이어 지역거점 국립대병원인 충북대병원까지 응급실 진료 제한을 검토하며 충청 지역 응급의료에 빨간불이 켜졌다.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충북대병원은 오는 10월부터 주 1회 오후 6시~다음 날 오전 8시 성인 응급의료센터 진료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응급의학과 전문의들 피로 누적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대병원 응급실에는 의료대란 이전에 전문의 6명을 비롯해 전공의 9명, 인턴 6명 등 의료진이 근무했으나, 현재 전문의만 5명이교대로 당직을 서고 있다.
특히 지난달에 전문의 6명 중 2명이 휴직과 병가를 내면서 응급실 운영이 일시적으로 중단된 바 있다.
충북대병원이 응급의학과 대체 인력 충원에 나서는 한편, 정부도 군의관을 파견하고 있지만 중증 응급환자 진료에 어려움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이에 충북대병원은 전문의 5명만으로는 추석 이후 응급진료를 지속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이 같은 진료제한 방안 검토에 들어갔다.
대형병원 응급실 연쇄 파행에 갈 곳 잃은 지역주민들
충청지역은 충북대병원뿐만 아니라 세종충남대병원, 건국대충주병원의 응급실도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2일부터 매일 발표하는 전국 응급실 현황에서 두 병원의 응급실은 계속 제한 운영 상태에 머물러있다.
이들 병원은 응급실 의료인력 부족뿐 아니라 배후진료를 맡는 의사들도 번아웃 상태에 이르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사례 중 충청지역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19일 오후 충북 청주시 개신동에 거주하는 17주차 임신부가 양수가 터져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가 인근 의료기관 10여곳에 연락을 돌렸지만 수용이 불가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 임신부는 결국 최초 신고 약 2시간만에 대전의 한 병원으로 이송됐다.
같은 날 저녁에도 청주시 사직동에서 70대 환자가 호흡곤란 증상을 보여 119가 출동했으나 병원 16곳으로부터 거절당한 후 약 2시간 30분만에 경기 평택시 소재 병원으로 옮겨졌다.
응급의료 인력 부족을 겪고 있는 충청지역 대학병원 관계자는 "지역 병원들이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초빙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충원이 너무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