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총정원제' 의견 분분
2011.06.22 21:18 댓글쓰기
가톨릭중앙의료원(의료원장 이동익)이 지난 2002년부터 실시했던 전공의 총정원제 시범사업을 두고 의료원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22일 ‘병원군별 전공의 총정원제 시범사업 최종 보고회 및 CMC전공의 수련제도 향후 정책 공청회가 서울성모병원 의과학연구원에서 열렸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시범사업에 참여한 가톨릭의대 산하 8개 병원(서울성모, 여의도성모, 부천성모, 인천성모, 의정부성모, 성빈센트, 성바오로, 대전성모병원)과 창원파티마병원, 청주성모병원은 각각의 입장을 밝혔다.

이날 의료원측은 공정회에 앞서 실시했던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서울성모병원과 여의도성모병원은 모자병원 제도를 선호했으며, 나머지 8개병원은 병원군별 총정원제에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정형외과와 마취통증의학과는 독자병원 체제를, 외과와 신경과, 산부인과, 안과, 이비인후과는 모자병원 제도를, 내과, 정신과, 신경외과, 방사선종양의학과, 가정의학과, 응급의학과는 병원군별 총정원제를 원했다.

결국 각 병원과 각 진료과 입장에 따라 선호하는 전공의 제도가 달랐다.

“교육 질(質) 하향평준화, 병원 자생력 떨어뜨려”

특히 전공의 수급에 별 어려움이 없는 서울성모병원은 “교육의 질(質)을 하향평준화 시키고 있으며 병원 자생력을 떨어뜨리는 제도”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했다.

서울성모병원 안과 주천기 교수는 “지역의 각 병원들이 모병원에 의지해 병원 자생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면서 “타대학에 비해 논문 수도 많이 뒤져 있다”고 비판했다.

주천기 교수는 “본교 출신 수련의 지원자가 줄어들고 있다. 그 이유는 병원군별 총정원제로 인한 업무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총정원제 제도가 언제까지 갈수는 없으며 “이후 산하병원들은 자생력을 더 잃어 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주 교수는 “수련의를 뽑을 때 타대학들은 개개인의 심층면접을 통해 우수인재를 선발하는데 비해 총정원제로 선발했을 때는 많은 인원을 뽑아야 하기 때문에 겨우 3~4분의 면접으로 선발하고 있어 아쉽다”고 토로했다.

서울성모병원 박조현 진료부원장 역시 “전공의 총정원제는 전공의 수급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최우선이 돼야 하는데 현재 전공의 모집정원이 계속 줄고 있어 언제까지 수급을 맞추는 노력을 해야 할 지 의문”이라면서 “총정원제가 개개 병원의 자생능력을 저하시킨다”고 주장했다.

"전공의 수급 해결됐고 수련교육 수준 높였다"

반면, 서울성모병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총정원제를 실시한 후 전공의 수급문제가 해결됐을 뿐만 아니라 교육의 질도 높아졌다는 입장이다.

의정부성모병원 김영훈 병원장은 “총정원제를 실시한 이후 교육의 질이 높아지고 근무환경도 좋아졌다”면서 “총정원제가 피교육자 양성에 큰 역할을 했다”고 피력했다.

김 병원장은 또한 “전공의 선발 방법이나 과정도 투명해졌고 교육도 표준화가 됐다”고 말했다.

청주성모병원 이현로 병원장은 “총정원제가 전공의 확보에 절대적으로 도움이 됐다”면서 “전공의들이 다른 병원을 순환근무를 하기 때문에 보다 많은 임상경험을 가질 수 있으며, 지역병원도 서울성모병원과 기준을 같이 하고 있어 업그레이드가 됐다”고 주장했다.

부천성모병원 이기행 수련교육부장도 “레지던트나 인턴들에게 물어보면 여러병원을 순환하면서 다양한 케이스를 경험하고 여러 교수들에게 노하우를 전수 받을 수 있어 좋다고 말하지만 교수들은 질적 하향평준화가 됐다고 우려한다”고 전했다.

이기현 수련교육부장은 “뭔가를 가르쳐볼만 하면 사람이 바뀌어 연속성이 떨어져 교육하기는 더 어려운 환경”이라고 덧붙였다.

가톨릭중앙의료원 전공의대표 김하늘 씨는 “내과 특성상 스탭만 300명, 전공의들끼리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많다. 때문에 소속감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지방의 병원에 배정된 전공의들이 숙소나 급여 등의 처우에 불만이 있어 개선돼야 할 사항들이 있다”고 말했다.

병원군별 총정원제는 전공의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고 전공의 수련교육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목적이 있다.

총정원제는 순환근무를 통해 모병원에서 이론과 고난이도 진료중심의 교육이 이뤄지고, 자병원에서는 술기위주와 지역 빈발 질환을 중심으로 교육하고 있어 다양한 임상을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각 병원의 특성화된 교육프로그램과 전산시스템이 통일돼야 한다는 등의 개선사항이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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