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건정심'…의협, KDI 보고서 '절대 공감'
인적구성·운영방식 등 문제점 지적…'규제 일변도 구조 개선해야'
2012.08.13 11:56 댓글쓰기

불합리한 건강보험 의사결정 과정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구조에 문제 제기를 해온 대한의사협회(회장 노환규)가 최근 KDI(한국개발연구원)의 보고서에 공감을 표했다.

 

KDI가 지난 8일 배포한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과정을 통해 본 건강보험 성과지표와 의사결정의 책무성 문제' 보고서는 건강보험 의사결정과정의 문제점, 정부와 건정심 역할에 대해 지적했다.
 
특히 보고서는 가입자대표와 공익대표를 건정심에 포함시키고 의결권을 부여, 계약관계에 기초한 보험자와 공급자간 협상이 아니라 정부의 입장에 도덕적 우위를 부여해 그대로 관철시키는 구조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정부의 정책의지를 관철하기에 유리한 반면, 재량 범위가 지나쳐 단기적 정치 상황에 손쉽게 이용되는 문제점을 보인다고 진단한 것이다.

 

의협은 "이번 보고서는 건정심의 문제점을 정확히 꼬집은 것으로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 "건정심은 본래의 취지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불합리한 인적 구성과 운영으로 인해 정부가 자신의 뜻대로 휘두를 수 있는 도구로 이용돼 왔다"고 꼬집었다.

 

또한 정부가 국민 건강이 달려있는 중차대한 건강보험제도를 오직 정치적 이해 관계로써 결정할 수 있도록 면죄부를 주는 역할을 해왔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의협은 "건정심은 그 구성부터 잘못돼 있다"면서 "공익단체 8인 중 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정부측 인사들이 포함돼 있어 건정심의 모든 결정은 의료서비스의 가격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결정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의료서비스 비용의 문제에서는 항상 16:8의 구조적 한계를 넘어설 수 없다는 것이다.

 

의협은 "의사를 대표하는 위원들은 공급자 8인 중 3인에 불과하다"면서 "표결로 결정하는 경우, 전문가단체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고 묵살될 수 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를 갖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의협은 "이러한 구조에서 결정된 급여확대 및 보장성 강화 정책들에 대해 정부는 책임을 지지도 않으며 건보재정 또한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DI 보고서에도 "국가의 책임 하에 결정돼야 할 많은 안건들이 건정심을 통과하는 구조 속에서, 내려진 결정에 대해 설명하거나 책임지는 주체가 불명확하여 책무성 측면에서도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고 분석한 바 있다.

 

때문에 정부의 책임 하에 결정돼야할 사항과 건정심에서 보험자와 공급자 간 협상에 의해 결정될 사항을 명시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의협은 "정부 뜻을 관철시키기 위한 요식행위에 불과한 건정심에 더 이상 들러리로 설 수 없어 탈퇴한만큼 보험자와 공급자 간 동등한 협상이 가능하도록 건정심 재편이 조속히 이뤄지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의협은 "노사가 1:1의 동수로 협의구조를 갖춘 노동위원회와 같이 건정심 또한 의·약·치·한 등 각 단체와 정부가 1:1의 협의체를 갖춰 운영해야 한다"며 "더 이상 전문가 단체의 의견이 무시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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