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일괄선발·균등배분 '총정원제' 향배 촉각
13일 제도화 공청회, 찬반 논쟁 '팽팽'…조심스런 복지부 '입장 유보'
2012.08.13 20:00 댓글쓰기

무려 10년 동안의 시범사업에도 답은 나오지 않았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도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13일 가톨릭의과학연구원 대강당에서 개최된 병원군별 총정원제 도입 관련 공청회는 찬성과 반대의 목소리가 팽팽히 맞서며 공회전만 거듭했다.

 

병원군별 총정원제는 대형 수련병원과 중형 수련병원이 하나의 병원군을 형성, 전공의를 공동으로 선발하고 교육시키는 통합 수련 프로그램이다.

 

2003년 산하 8개 병원을 거느린 가톨릭의료원이 시범사업을 실시, 2008년 한 차례 연장을 거쳐 2012년 막을 내린 상태다.

 

이제 남은건 사업 타당성 논의를 통한 제도화 여부. 이날 공청회는 시범사업 종료 후 총정원제 제도화를 위해 마련한 첫 공식행사로, 제도화 가능성을 타진하는 자리였다.

 

하지만 좀처럼 합의점은 도출되지 않았다. 공청회 참석자들은 그 동안 시범사업을 통해 확인된 장단점을 조목조목 조명하며 제도화에 대한 찬반 입장을 분명히 했다.

 

우선 가톨릭의료원의 10년 간 시범사업에 대해 발표한 오승택 수련교육부장은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을 균형감 있게 전하면서도 보완을 통한 제도화 쪽에 무게를 실었다.

 

오승택 부장은 그동안 시범사업을 통해 나타난 총정원의 장점으로 전공의 확보 용이 다양한 임상경험 폭넓은 네트워크 형성 등을 꼽았다.

 

반면 전공의 소속감 및 책임감 저하 병원 배정에 대한 불만 지도교수 책임감 결여 각 병원의 자율성과 특성화 교육 저하 등은 단점으로 지적했다.

 

다만 병원별, 과별 특성을 고려한 주교육병원 제도 활용 등 일부 사안을 개선하면 전공의 수급 불균형 해소 및 균형적 교육을 도모할 수 있는 발전된 교육체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총정원제 시범사업 도입부터 실무에 관여해 온 서울성모병원 핵의학과 김성훈 교수는 “100% 만족을 기대할 수 있는 제도는 없겠지만 적어도 총정원제는 유연한 응용이 가능한 제도라고 평했다.

 

총정원제와 유사한 모자병원의 경우 수련기관들 관계가 수직적이며 전공의 교육에서도 수동적 태도가 일반적인데 반해 총정원제는 수평적이고 능동적이라고 비교했다.

 

한림대성심병원 조정진 수련부장은 제도의 일반화 보다 선별적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조정진 부장은 총정원제를 현행처럼 모든 진료과에 동일 적용하기 보다는 필요한 진료과에 선택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 제도가 전공의 정원 확보에 용이하다고는 하지만 비인기과의 수급 불균형 문제까지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각 병원이 원하는 진료과에 한해 총정원제를 도입하자는 견해다.

 

부민병원 정춘필 부원장은 총정원제 도입에 있어 철저히 지방 중소병원이 배제돼 있는 만큼 이를 보완할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춘필 부원장은 경영 상황이 열악한 중소병원에게 총정원제는 요원한 일이라며 지방 중소병원들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된 정책이 절실하다고 피력했다.

 

총정원제를 둘러싼 찬반 대립에 대해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조심스런 태도를 견지했다.

 

복지부 의료자원과 정우진 사무관은 당초 기대했던 전공의 정원 감축효과는 의구심이 들지만 수련교육의 질 향상은 공감이 간다고 평했다.

 

이어 시범사업을 통해 여러 장단점이 확인됐지만 보완의 필요성은 여전하다. 또 다른 유형의 시범사업을 통해 개선작업을 이어갈 필요가 있지 않겠냐며 제도화에 대한 애매한 입장을 보였다.

 

한편 시범사업을 통해 지난 10년 동안 총정원제를 시행해 온 가톨릭의료원은 만약 제도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당장 2013년도 부터는 모자병원과 독자병원 모집 체계를 통해 전공의를 선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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