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허감·허탈감 커지는 '연구중심병원'
10개병원 선정후 첫 워크숍에 복지부 불참, '무의미한 자리' 비판
2013.04.30 20:00 댓글쓰기

복지부는 없었다. 병원들은 예산도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된 연구중심병원에 대해 할 말이 많았지만 정작 들어줄 상대는 없었다.

 

30일 대한병원협회 주최로 열린 연구중심병원 워크숍은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와 사업을 주관했던 보건산업진흥원 측이 불참, 맥 빠진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이번 워크숍은 연구중심병원 선정 이후 첫 모임으로, 각 병원들의 노력과정을 공유하고 향후 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무엇보다 연구중심병원에 선정된 병원들은 정부의 재정적 지원에 대한 계획을 듣고 연구 현장에서 당장 시급한 지원책을 요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반면 1차 사업에서 탈락한 병원들은 선정기준과 대상기관이 수도권 대형병원들에게 집중된 부분에 대해 쓴소리를 내겠다는 각오였다.

 

실제 이날 행사장에는 연구중심병원 관계자는 물론 탈락한 병원 직원들이 대거 몰리며 100여 명 이상이 참석,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날 워크숍에 정부 관계자는 단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발제자 및 패널 등 참석자 명단에도 아예 정부 관계자는 포함되지 않았다.

 

당초 주최 측인 병원협회는 이번 워크숍을 준비하며 복지부에 공동 개최를 제안했고, 복지부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 그러나 시점 조율에 실패하며 병협 단독 주최로 진행됐다.

 

첫 모임 만큼 이번 워크숍에 많은 기대를 걸었던 참석자들도 복지부가 빠진 것에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의미 없는 자리”라는 비난도 쏟아졌다.

 

지정병원 사례 발표에 나선 가천대 길병원 연구기획단 김선태 단장은 “복지부에 할 말이 많았는데 참석하지 않아 아쉽다”며 “선정만 됐지 실질적인 혜택은 아무것도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지원 예산이 없다면 연구전담인력에 대한 병역 특혜라도 우선 부여해야 한다”며 “연구중심병원이 제대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재정적, 제도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탈락의 고배를 마신 부산대병원 연구중심병원 추진단 박도윤 부단장 역시 복지부 불참에 아쉬움을 전했다. 박도윤 부단장은 “재원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상 기관을 정하는 이런 R&D 사업이 어디 있느냐”며 “복지부가 참석할 줄 알았는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역시 안타깝다는 입장을 내놨다. 워크숍 취지가 좋은 만큼 공동 주최를 희망했지만 병협이 일정을 무리하게 추진한 탓에 성사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당초 5월 중순 이후로 일정을 요청했지만 병협 측이 이 날을 고수했다”며 “양 기관이 함께 했더라면 더 내실있는 워크숍이 될 수 있었을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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