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경영난 심화 속 '의사 인건비' 고공행진
의료진 확보 절실해지면서 '연봉 수준' 급증…전체 진료과 도미노 인상
2024.10.08 06:13 댓글쓰기



의료대란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일선 대학병원 경영진의 인건비 고민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이번 사태로 껑충 뛰어버린 인건비에 경영난까지 겹치면서 이중고를 호소하고 있다.


전공의 집단사직 이후 대학병원 전문의 채용시장이 요동치고 있고, 기존 의료진 이탈을 막기 위해 인건비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정부 전문의 중심병원 기조 속에 대학병원 간 의료진 확보 경쟁이 심화되면서 자연스레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응급의학과와 마취과 전문의 급여 급상승


인건비 상승이 가장 도드라진 곳은 응급의학과와 마취 전문의다. 의정 갈등 사태 이후 인력난이 심각해진 응급실을 중심으로 전문의 보수가 크게 올랐다.


실제 대학병원 응급실에 근무하는 응급의학과 전문의 연봉이 4억원을 넘어선지 오래고, 이 마저도 의료진을 구하지 못해 속을 태우는 병원이 늘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비상진료대책으로 응급실 근무 의사 1명당 2억원의 연봉을 지원하기로 하면서 보수가 더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한 곳으로 팀을 이뤄 사직 후 이동하는 경우도 있다.


세종충남대병원에서 약 3억5000만원의 연봉을 받고 근무하던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은 4억원대의 보수를 제시한 인근 병원으로 이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국립중앙의료원은 최근 계약직 응급의학과 전문의 연봉을 4억원으로 책정했다. 불과 몇 개월 전 1억8000만원 대비 2~3배 인상된 연봉이다.


최근 응급의학과 전문의 평균 연봉이 3억5000만~4억원 수준이란 점을 감안했다는 설명이다. 병원은 신규 전문의 보수를 높이면서 기존에 근무하던 응급의학과 전문의 연봉도 인상했다.


이는 비단 응급실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응급의학과를 비롯해 마취통증의학과 등 시급성을 요하는 진료과목의 인건비 상승은 전체 진료과의 도미노 연봉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공의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해 촉탁의 채용이 늘었고,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탓에 급여 수준을 계속 높이다 보니 기존 교수들과의 인건비 역전현상까지 초래됐다.


기존 교수들은 전공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당직 등 업무량이 늘어난 상황에서 촉탁의 급여 대비 낮은 인건비를 받다보니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현재 일선 대학병원들이 최악의 경영난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전공의 사직 이후 진료 실적이 급감하면서 크게 수익이 감소, 교수 인건비를 인상할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병원 운영을 위해서는 의료진 확보가 불가피한 만큼 늘어나는 인건비 부담에 경영난까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16개 국립대병원의 올해 상반기 차입금은 1조3924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1조3158억원 대비 800억 가량 늘어난 액수다.


현금보유액은 지난해 5490억원에서 1181억원 줄어 올해 상반기 4309억원이 됐다. 경상국립대병원(5억3700만원)과 분당서울대병원(9억3100만원)은 현금 보유량이 10억원에도 못 미쳤다.


한 대학병원 원장은 “의정사태 이후 외래, 입원, 수술 등이 급감하며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천정부지로 치솟는 의료진 인건비에 한 숨 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어 “신규 채용 의료진 급여가 높아진 만큼 기존 의료진 연봉도 동반 상승할 수 밖에 없다”며 “의정사태가 인건비 폭증이라는 또 다른 문제를 양산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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