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지어지는 병원은 외래, 입원실, 검사실이 한 건물에 모여있는 전통적 구조를 탈피해 설계부터 동선분리가 이뤄진다. 이 외에도 결제나 교육 등은 비대면 시스템이 적극 도입할 것이다.”
고려대학교의료원 서동훈 대외협력실장 지난 7일 데일리메디 주최로 열린 '2022 대한민국 헬스케어 홍보포럼'에 연자로 나서 코로나19가 앞당긴 미래의료와 미래병원의 모습을 전망했다.
서동훈 실장은 “의학기술 발전과 소득 수준 향상은 건강수명의 중요성이 확대됨을 의미한다”며 “병원 역할은 치료에서 예방과 건강관리로 변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2년 6개월 동안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은 병원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모두 혁신을 이끌었다”며 “최근 개원하는 모든 의료기관은 스마트병원을 표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마트병원은 인공지능(AI)과 스마트기기 등을 활용해 운영 효율성을 추구하는 병원으로 예약부터 내원, 주차, 진료, 검사, 입·퇴원, 수납 등 모든 과정에 최첨단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다.
서동훈 실장은 스마트병원의 가장 큰 특징으로' 빅데이터 기반의 정밀의료'와 '집단 기반 건강관리'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밀의료는 환자의 유전자 정보와 생활습관 등 개인의 특성에 맞춘 진료법”이라며 “지금도 빅데이터 수집이 가능한 유방암, 전립선암 등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집단 기반 건강관리는 스마트워치와 같은 디바이스를 활용하는데 최근 스마트 반지, 안경, 체중계, 냉장고 등 다양한 형태로 진화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기기를 통해 측정된 환자의 건강정보는 병원 본부로 전송되고, AI가 자료를 분석하면 이를 기반으로 환자관리 및 치료법을 개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동훈 실장은 “스마트병원은 진료나 검사를 위해 30분 이상 대기할 필요가 없다”며 “신속히 환자정보를 파악하고 환자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어 병목현상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의사, AI 도움으로 환자 집중도 제고”
그는 “코로나19 이후 모든 병원이 가장 고민했던 문제는 동선분리였다”며 “감염자와 비감염자 분리를 위해 출구 폐쇄, 화물용 엘리베이터 활용 등 애를 먹었지만 병동 폐쇄도 많았다”고 술회했다.
대부분의 대형병원은 ▲로비 ▲1층, 2층 외래 ▲3층 수술실 ▲4층 이상 입원실 등 대동소이한 구조인데, 이는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감염관리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서동훈 실장은 "앞으로 지어지는 병원은 이런 전통적인 구조를 탈피해 설계부터 동선분리가 이뤄질 것"이라며 "단적인 예로 외래와 병동을 분리해 모든 공간의 독립성이 보장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설립 중인 한양대병원이나 고대구로병원 외래센터 등이 이러한 동선분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예"라며 "결제나 교육 등을 중심으로 비대면 시스템이 적극 도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구조는 검사실이나 CT, MRI 등 외래와 병동에서 사용하는 장비가 2세트 이상 필요하고 의료진 동선이 길어지기 때문에 인력 충원도 필요하다.
결국 병원이 넉넉한 예산으로 지어지지는 않기 때문에 쉽게 도입하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동훈 실장은 스마트병원이 보편화되면 의사는 환자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인공지능의 역할을 결국 의사의 자료수집과 같은 잡무들이기 때문에 의사는 환자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마트병원은 의무기록 등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공유 및 연구할 수 있기 때문에 좋은 병원이 반드시 대형병원이라는 인식은 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