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의약품 사용이 증가하고 있지만 안전성 및 접근성 이슈로 임상현장에서는 우려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서울대병원 임상약리학과 이형기 교수는 6일 열린 '환자 중심 바이오의약품 안전관리 정책토론회'에서 바이오의약품 의료현장 사용현황 및 문제점을 발표했다.
그는 "과거 의대시절에는 바이오의약품이 없었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제품들이 등장하고 있고,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의약품 상위 10 안에 대부분 포함돼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실제 2019년 기준 자가면역질환치료제 '휴미라'가 1위(204억달러),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는 2위(144억달러), 다발골수종치료제 '레블리미드'(122억달러)가 3위로, 모두 바이오의약품이다.
특히 첨단 바이오의약품은 연구개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2019년 기준 세포치료제는 1202건, 면역항암제 620건 등으로 예년에 비해 파이프라인 숫자가 모두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새로운 치료옵션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임상현장에서 바이오의약품 사용 시 어려운 점이 상당하다. 먼저 안전성 문제가 위협 요인으로 꼽힌다.
이형기 교수는 "바이오의약품 특성상 빛이나 열에 노출되거나 흔들리면 취약한 안정성을 보인다"며 "입자가 커 경구용 대신 주사제이고, 이화작용으로 약효가 소실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실제 국내에서 개발 중인 바이오의약품의 첫번째 용량을 피하주사했는데 임상 참가자 10명 중 8명에서 피부에 주사반응이 나타났다.
그는 "전임상에서는 전혀 관찰되지 않은 부작용이 나타난 것으로, 바이오의약품의 경우 예상치 못한 문제가 임상과정에서 종종 관찰된다"고 부연했다.
바이오의약품 특성상 발생하는 안정성 문제와 함께 임상적 문제와 보건의료문화의 특이점도 안전성의 또 다른 위협요인으로 지목된다.
이형기 교수는 "첨단 바이오의약품의 경우 장기 투여의 안전성이 미확인된 상태"라며 임상시험 등재 환자와 실제 환자 간 차이도 진료현장에서 걸림돌로 여겨진다"고 진단했다.
이어 "인슐린이나 성장호르몬 주사제와 달리 자가면역질환이나 희귀질환 주사제의 경우 환자 대상 안전교육지침서가 발간되지 않은 경우도 있어 안전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바이오의약품의 접근성 부족도 임상현장에서 제기하는 문제점이다. 의약품 허가 및 보험급여가 환자의 의약품 사용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이다.
그는 "바이오 신약이 국내 허가를 받지 못하면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고, 허가는 났지만 급여가 안 되면 '희망고문'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실제 전세계 평균 총약제비 대비 희귀의약품 비용은 14.2% 정도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2.1%에 불과하다.
이 교수는 "한국에서 바이오의약품 접근성이 떨어지는 이유는 허가 품목이 적고, 급여가 잘 안 되며 약가 비용이 낮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약가는 중동이나 아시아 국가들이 가격 산정 기준으로 활용하는 탓에 글로벌 빅파마들이 한국시장 진입을 꺼리는 경우가 상당히 많아 국내 환자들이 피해를 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바이오의약품 사용은 거스를 수 없는 추세"라며 "다만 안전성 쟁점을 경시하지 말고, 고가 약제에 대한 급여 기전의 다양화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