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중소병원협회-데일리메디 공동기획》
필수의료 책임지는 중소병원 발굴 프로젝트…⓶인천사랑병원
국내 의료전달체계 중추 역할을 하는 중소병원들이 신음하고 있다. 의료인력난을 비롯해 급변하는 정책 변화에 고충이 심화되는 상황이다. ‘중소병원 위기는 대한민국 의료 위기’라는 경고가 무색할 정도다. 그동안 국민건강에 일조한 중소병원들의 역할은 간과된채 대형병원과 개원가 중심의 의료정책이 난무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수 십년 동안 묵묵하게 지역주민들의 건강을 지켜내고 있는 중소병원들이 적잖다. 데일리메디는 대한중소병원협회와 함께 힘겨운 저수가 및 인력난 상황에도 흔들림 없이 뚝심을 이어가고 있는 전국 중소병원을 발굴, 조명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익만을 좇았다면 결코 불가능했을 그 숭고한 고행을 알림으로써 중소병원의 중요성을 각인시킴과 동시에 보다 많은 중소병원들이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의료환경을 조성하는 울림의 시작이기를 고대한다. 그 의미 있는 두 번째 행선지는 인천지역 환자들이 절대적 신뢰를 보내는 인천사랑병원이다.
지역환자 생명권 사수 24년, 거점병원 표상
기대 보다 우려가 많았다. 공교롭게도 개원 시점이 IMF 금융위기와 맞물린 탓에 위축될 수 밖에 없었다. 주변의 목소리는 만류와 연기 일색이었다.
하지만 천착 끝에 결단을 내렸다. 하염없이 불확실한 미래를 기다리는 것 보다 과감하게 불투명한 현실을 타개해 나가자는 의지의 발로였다.
인천사랑병원은 그렇게 무모함(?)을 감수하고 IMF 금융위기 직후인 1998년 문을 열였다. 100여 명의 직원이 지역거점병원으로의 행보에 함께했다.
우려가 기대로 바뀌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개원 3개월 만에 병상은 가득찼고, 응급실은 대기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그만큼 이 지역의 의료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했음을 이미한다. 그렇다고 인천사랑병원은 안주하지 않았다. 보다 빠르고 보다 안전한 의료를 제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응급질환, 중증질환 등 절박한 환자들의 소중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 365일 24시간 응급실을 가동했고, 상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심뇌혈관센터, 지역응급의료센터는 촌각을 다투는 지역환자들을 지켜내겠다는 인천사랑병원의 지향점이자 김태완 병원장의 진료철학이 투영된 결과물이다.
이러한 뚝심은 신뢰로 이어졌다. 인천사랑병원에 대한 지역민들의 충성도는 여느 지역거점병원과 견주기 무색할 정도로 절대적이다.
퇴사한 직원들이 부모나 자녀의 진료나 수술을 위해 찾아오고, 주변 개원의들도 본인이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 인천사랑병원에 요청한다.
‘인천사랑병원을 한 번도 가보지 않은 환자가 있을지언정 한 번만 가본 환자는 없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이용객들의 만족도는 상당하다.
이러한 지역민들의 높은 충성도의 기저에는 ‘기본’에 대한 김태완 병원장의 우직한 신념이 자리한다.
모름지기 병원은 ‘잘 치료하고, 안전해야 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가치를 잃지 않기 위해 직원들과 부단히 대화하고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과감하게 지원한다.
물론 인천사랑병원 역시 만만찮은 성장통을 겪어야 했다. 2002년 노사분규로 무려 26일 동안 파업이 이뤄졌고, 경영적으로 큰 고비를 맞았다.
천신만고 끝에 노사는 타협점을 찾았다. 갈등은 오히려 협력의 동력으로 작용했다. 몇 해 전에는 노사협력 우수 사례로 고용노동부 장관 표창도 수상했다.
김태완 병원장은 “지난 24년 동안 지역거점병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무한 신뢰를 보내준 지역민들과 함께 고생해 준 직원들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할 것”이라며 “인천을 넘어 국내 최고의 종합병원이 될 수 있도록 사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대학병원급 의료 서비스, 세계도 인정
인천사랑병원은 대학병원에 버금갈 정도의 고품격 의료 서비스로도 정평이 나 있다. 정부가 시행하는 각종 적정성 평가의 최고 등급이 이를 방증한다.
실제 인천사랑병원은 위암, 대장암 등 암 관련 평가부터 만성폐쇄성폐질환, 예방적 항생제 사용, 혈액투석, 수혈, 마취 등 전 분야에서 수 년째 ‘1등급’을 유지 중이다.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실시한 세계 최고 병원(Wolrd’s Best Hospitals 2021)에서도 3년 연속 ‘대한민국 최고 100대 병원’에 선정됐다.
우수한 의료진과 풍부한 임상경험, 대학병원 수준의 체계적인 진료 및 치료시스템, 수술 및 시술 역량, 환자안전 및 감염 관리의 우수성 등이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는 얘기다.
김태완 병원장은 “3년 연속 대한민국 최고 100대 병원에 선정된 것은 대학병원에 견줘도 손색이 없는 우수한 의료진과 수술 및 시술 역량을 갖췄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인천지역 대표 거점병원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 모든 내원객이 안심하고 진료 받을 수 있는 의료환경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인천사랑병원이 이처럼 상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은 김태완 병원장과 의료진의 기막힌 호흡 덕분이다.
김태완 병원장은 모든 의료진에게 전적으로 권한을 부여한다. 덕분에 진료실에서 만큼은 의사의 소신에 의해 환자에게 최선의 의료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다.
뿐만 아니라 의료진이 요구하는 시설과 장비 등 최대한 제공하고자 한다. 의사들이 상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는 게 병원이 해야 할 역할이란 소신이다.
그는 “의료진이 최상의 진료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면 의사와 환자들의 만족도는 동반 상승한다”며 “이상적인 선순환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물론 경영 상황에 따라 즉각적인 지원이 이뤄지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가급적이면 진료와 관련한 의료진 요구를 최우선에 두고 해결해 주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인천사랑병원은 최근 이러한 지역민의 높은 충성도과 상질의 의료서비스를 토대로 새병원 건립을 통해 제2의 중흥기를 예고했다.
새 병원은 증축면적 2564평에 지하 3층, 지상 11층 규모로 건립된다. 이를 통해 인천사랑병원은 연면적 6734평 규모로 재탄생한다.
김태완 이사장은 “새 병원 건립을 계기로 인천시민 건강을 책임지겠다”라며 “질병을 넘어 전인적 케어를 통해 가장 안전하고 신뢰 받는 병원으로 자리매김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지속가능성 걱정 커지는 지역거점병원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온 인천사랑병원 역시 날로 척박함을 더해가는 의료환경에 대해 우려감이 적잖았다.
특히 제도권의 근시안적인 의료정책으로 인한 의료인력난이 거점병원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는 만큼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그나마 수도권에 자리하고 있는 만큼 지방 중소병원들 보다는 나은 여건이지만 대형병원들의 분원 열풍 등은 생존에 대한 고민을 키우고 있다.
심뇌혈관센터와 지역응급의료센터 등 촌각을 다투는 의료 분야에 대한 지속가능성이 큰 걱정이다. 해당 의료진이 번아웃을 호소하기 시작한지 오래지만 인력난 탓에 충원이 여의치 않다.
‘지역민의 생명을 사수한다’는 사명감을 지켜내기에는 의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간호사 상황은 더 심각하다. 간호등급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등은 수도권 대형병원으로의 간호인력 쏠림현상을 초래했고, 지역 중소병원들은 고스란히 직격탄을 맞아야 했다.
김태완 병원자은 “취지는 공감하지만 초래할 부작용은 고려되지 않은 게 문제”라며 “관련 제도들이 시행된 이후 대형병원들이 무서운 속도로 의료인력을 빨아들이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제도 도입에 있어 순기능과 함께 역기능에 대한 진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수도권 상급종합으로의 의료인력 쏠림은 결국 지역환자들의 역차별을 낳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도권 대형병원들의 분원 설립 열풍에 대해서도 강한 거부감을 표했다.
가뜩이나 의료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대학병원 분원이 잇따라 설립될 경우 인력난을 더욱 부추기고, 결국 지역 병원들의 생존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다.
그는 “대형병원들의 잇단 분원 설립은 상당한 부작용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과도한 세 불리기는 의료 생태계를 붕괴시키는 만큼 당국의 통제기전이 필요하다”고 설파했다.
김태완 병원장은 그 해법으로 ‘공유와 협력의 미학’을 제시했다. 지역 병원들 간 협력체계를 통해 응급의료, 중증의료를 지켜내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최근 정부가 필수의료 대책으로 제시한 지역별 응급질환 협진체계와 같은 맥락이다. 수술, 처치 등이 가능한 곳을 미리 파악하고 의료진, 의료기관 간 협진망을 가동하는 방식이다.
그는 “기존에 운영 중인 병원들의 협력체계만 제대로 가동되더라도 필수의료, 지역 응급의료를 보다 효율적으로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며 “보다 거시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지역에서 응급의료나 필수의료를 담당하고 있는 중소병원들이 흔들림 없이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보상기전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