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과의사회 vs 서울시약사회 '충돌' 격화
오유경 식약처장 발언 이후 갈등 심화, 법적공방 이어 '선택분업' 對 '성분명 처방'
2022.12.27 05:19 댓글쓰기

금년도 국정감사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성분명 처방’ 옹호 발언으로 불붙은 의약계 갈등이 장기화, 결국 해를 넘길 전망이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와 서울시약사회 소송전이 이번주 본격화되고 각각 의약품 품절사태 해결책으로 '선택분업'과 '성분명처방'을 내세우며 정부와의 대화 및 여론전까지 시동을 걸고 있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에 따르면 임현택 회장이 지난달 모욕죄로 권영희 서울시약사회장을 고소한 데 이어 이번주 첫 고소인 조사가 진행될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의 발단은 국정감사 당시 오유경 식약처장이 성분명 처방에 대해 동의 입장을 표명하면서 촉발됐다.


그러자 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비판 성명을 내고 서울시약사회가 이에 대한 반박 성명을 내면서 격돌 양상을 보였다. ‘수준 이하의 성명’, ‘리베이트와 돈을 놓기 싫어 생떼’ 등의 거친 표현 사용을 마다하지 않았다. 


소청과의사회는 고소와 함께 “엉터리 복약지도로 천문학적 액수가 헛되이 약사들에게 들어가고 있다”며 의약분업 재평가 카드까지 꺼냈으며 서울시의사회·대한개원의협의회·전국의사총연합 등 의료계가 가세했다. 


서울시약사회도 물러서지 않았다. 소청과의사회의 고소를 두고 “약사직능 전체에 대한 도발로 간주한다”며 “의료계 일각의 공공연한 추악한 비밀을 국민에게 드러내는 시발점이자 성분명 처방 도입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맞불을 놨다. 


의약품 품절 사태 놓고 선택분업 vs 성분명 처방, 복지부 압박 

 

신경전이 법적 공방으로 비화한 가운데 양측은 이와 별개로 최근 대정부 활동도 강화했다.   


소청과의사회는 지난 21일 국민신문고를 통해 보건복지부에 '한시적 국민 선택분업' 도입을 요구했다.


같은 날 서울시약사회는 한시적 성분명 처방 도입을 위해 식약처에 이어 복지부 앞 집회를 시작, 오는 30일까지 이어갈 예정이다. 


두 단체 모두 코로나19 및 인플루엔자 유행이 겹치면서 1년 째 지속되고 있는 의약품 품절 사태와 관련, 정부에 자신들이 제시한 대안을 채택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임현택 소청과의사회장은 “의사가 환자들 상태를 신속히 진단하고 적절한 처방을 내도 추운 날 약을 찾아 길거리를 한없이 헤매는 어처구니 없는 현상이 지속되며 근본적 해결이 안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임 회장은 “실제 환자들이 약을 구하기 어려워하고 있고, 일선 의료기관에서 진료 후 바로 약을 받아 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한다”며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 유행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원하는 환자들은 의원에서 약을 타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반면 권영희 서울시약사회장은 “장기화되고 있는 약 품절로 인한 약국 현장의 고충을 해결하고 환자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근본 대책은 성분명 처방”이라며 “정부가 아세트아미노펜 수가 인상으로 생산량이 증대되고 있다고 하지만 약국 현장은 변화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서울시약사회는 이달 초부터 ‘내가 먹는 약 성분명 알기’ 캠페인을 교통방송(TBS) 라디오에서 진행하고 있다. 


3개월 간 진행되는 광고는 ‘감기가 낫지 않아 다른 병원에서 새로 처방 받았지만 결국 동일한 성분의 다른 제약사 약을 받은 사례’를 알리며, 현행 상품명 처방이 아닌 성분명 처방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권영희 서울시약사회장은 “제도가 도입될 때까지 대국민 홍보를 전개하겠다”며 “성분명 처방이 제도화돼야 진정한 의약분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의약분업 재평가’를 내세운 소청과의사회도 선택분업 대국민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임현택 소청과의사회장은 “지금은 소아청소년과 붕괴 이슈로 바쁘지만, 곧 국민을 대상으로 이 추운 날 약국을 전전하는 것과 병의원에서 바로 약을 처방받는 것 중 무엇이 더 편한지 여론조사를 시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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