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개 상급종합병원 중 3곳만 '심장혈관흉부외과'
낯선 탓일까 사용률 매우 낮은 '홀대' 상황…개원가도 더딘 실정
2022.12.31 06:54 댓글쓰기



사진제공 연합뉴스

‘흉부외과’ 명칭이 50년 만에 ‘심장혈관흉부외과’로 변경됐지만 정작 진료현장에서는 바뀐 명칭에 대한 수용률이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개원가는 물론 대학병원에서도 대부분 기존 명칭인 ‘흉부외과’를 사용 중으로, 저변화 되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흉부외과’라는 명칭은 지난 달 15일 ‘전문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 개정령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면서 ‘심장혈관흉부외과’로 변경됐다.


환자가 전문과목의 진료영역을 보다 알기 쉽게 하기 위한 조치였다.


흉부외과는 ‘흉부(가슴)’이라는 단어에서 파생된 용어로, 1972년 이후 외과에서 분리돼 전문과목으로 인정됐지만 그 명칭이 어려워 어떤 질환을 치료하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1994년까지 사용되던 ‘흉곽외과’라는 명칭이 1995년 ‘흉부외과’로 변경된 것 역시 대중들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차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흉부외과에 대한 이해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자 대한흉부외과학회를 중심으로 오랜기간 명칭 변경에 관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다른 전문과목들과의 갈등도 있었지만 대한의학회 중재를 통해 ‘심장혈관흉부외과’로의 변경에 합의했고, 관련 규정 개정까지 이뤄내며 정식으로 명칭을 변경하게 됐다.


하지만 관련 개정안이 시행된지 한 달이 지났음에도 ‘심장혈관흉부외과’라는 명칭은 좀처럼 저변화 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데일리메디가 전국 45개 상급종합병원 홈페이지를 조사한 결과 울산대병원과 경상대병원, 순천향대부천병원 등 3곳을 제외한 42개 병원이 ‘흉부외과’ 명칭을 여전히 사용 중이었다.


그나마 울산대병원과 경상대병원은 ‘심장혈관흉부외과’라는 명칭을 정확히 표기했지만 순천향대부천병원은 ‘흉부심장혈관외과’라고 표기했다.


물론 진료과목의 경우 각 병원마다 조금씩 상이한 명칭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고, 순천향대부천병원의 경우 흉부외과와 심혈관외과를 병용 표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나머지 42개 상급종합병원들은 진료과는 물론 의료진 소개에도 ‘흉부외과’라는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다.


지난 2017년 비뇨기과가 ‘비뇨의학과’로 명칭이 변경됐을 당시 발빠르게 조치했던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빅5 병원들도 이번에는 더딘 행보를 보였다.


흉부외과 의사들의 양대단체인 학회와 의사회도 각각 다른 명칭을 사용 중이다.


대한흉부외과학회는 지난해 11월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로 명칭을 변경했지만 개원의 단체인 대한흉부외과의사회는 2012년부터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의사회’라는 명칭을 사용 중이다.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관계자는 “누구나 쉽게 흉부외과 진료 분야를 이해할 수 있도록 명칭을 변경한 것”이라며 “명칭의 생소함을 감안하면 정착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료기관 개설 허가신청서 및 허가사항 변경신고서 등 관련 서식에 변경된 명칭을 사용하는 시점이 2023년 3월 15일부터인 만큼 그 이후로는 자리를 잡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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