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 노동계 위기…北 간첩단 파문 증폭
핵심 임원, 해외서 공작원 접촉 등 연루 의혹…노조 "의도적 공안몰이" 반박
2023.01.30 05:43 댓글쓰기



윤석열 정부가 양대 노총을 정조준, 대대적으로 수사를 벌이면서 보건의료 노동계에도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조합원 7만2000여 명을 보유한 보건의료 분야 최대 규모 산별노조인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나순자)이 상급단체 민주노총과 함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라 있기 때문이다. 


사무실 압수수색에 이어 소속 간부가 ‘간첩단 사건’ 핵심 인물로 지목되면서 의혹이 커지고 있지만 보건의료노조 측은 “환자안전 강화와 진료비용 경감을 위해 노력했다”는 말 외에는 함구를 택했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최근 데일리메디와의 통화에서 “조직실장 관련 의혹을 포함한 이번 사건에 대해 더 이상 입장을 밝히지 않기로 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 1월 18일 오전 국가정보원과 경찰은 민주노총 사무실과 보건의료노조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들 조직이 북한 지시를 받고 지하조직을 결성한 혐의에 대해 수년 간 내사한 증거를 확보, 강제수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노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경부터 보건의료노조 사무실 앞에는 국정원 요원과 경찰이 배치, 압수수색이 시작됐다. 


변호사 입회 하에 3시간 이상 압수수색이 이뤄진 후 보건의료노조 조직실장의 태블릿 PC를 비롯해 수첩· USB·하드디스크 등 개인 소지품을 압수해갔다는 전언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즉각 입장문을 내고 반발했다. 노조는 “윤석열 정권이 구시대 유물인 국가보안법을 다시 불러왔다”며 “국정원을 동원해 노조활동을 탄압하면서 여론 몰이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이튿날에는 나순자 위원장이 조금 더 구체적인 입장을 짤막하게 내놨다. 


나 위원장은 19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보건의료노조는 언제나 국민 편에 서서 환자안전을 지키고 병원비 부담을 낮추는 싸움을 해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태원 참사 현장에 없던 대규모 경찰 병력이 사무실 앞에 찾아왔다”고 일침하며 “정부가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조를 제물로 삼았지만 공안통치에 당당히 맞서겠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가운데 시민단체나 유관단체는 아직까지 잠잠한 분위기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연대 성명을 배포했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민노총 산하 또 다른 보건의료 노조인 의료연대본부 측은 “지켜보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의료연대본부는 압수수색 당일에도, 현재까지도 수사 영향권에 들어가지 않았는데 “이번 일과 관련해 아직까지 내부 논의를 진행한 바 없어 딱히 할 수 있는 말은 없다”고 전했다.  


한편, 보건의료노조는 전국 180여개 의료기관 소속 조합원이 가입해 있으며 간호사, 의료기사, 간호조무사, 요양보호사, 약사, 행정사무연구직 등이 주된 구성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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