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병원도 보훈환자 진료·보훈의료장학제 도입
보훈처, 민간 위탁기관 2배 확충 접근성 제고···전문의 이탈 방지 '성과평가'
2023.01.31 06:12 댓글쓰기

보훈의료 위기 타개책으로 국가보훈처가 외연 확장을 택한 모습이다. 


지나치게 긴 검사·진료 대기 시간 등으로 보훈의료 서비스 질이 저하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국 공공·민간 의료기관을 활용해서 유공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이 같은 문제의 핵심 원인이었던 의사인력 이탈 방지책으로는 장학제도·성과 연동 보수체계 등을 추진하면서 실효성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보훈처는 청와대 영빈관에서 2023년 업무계획 보고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현재 보훈환자는 보훈병원, 보훈요양원, 민간위탁 의료기관을 자유롭게 선택해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보훈처는 이 민간위탁 의료기관 규모를 현 정부 임기 내 2배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지난 2021년 기준 전국 518개소, 2022년 말 기준 537개소에서 오는 2027년까지 1140개소까지 그 공급망을 확충한다. 


특히 올해 안에는 보훈의료 영역에서 수요가 높은 치과·안과 등 특수진료과를 중심으로 100개소를 추가로 확보한다.


별도로 민간 위탁기관으로 지정하지 않고도 의원급 의료기관을 보훈 위탁병원으로 이용토록 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일반 공공병원에서도 보훈병원 수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도 나왔다. 


현재 보훈병원은 ▲중앙(서울) ▲부산 ▲광주 ▲대구 ▲대전 ▲인천 등에 있는데 나머지 권역에서는 공공병원을 ‘준 보훈병원’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기존의 인프라도 올해 대거 늘어난다. 지난 2021년 착공한 중앙보훈병원 치과병원 준공 및 대전보훈병원 증축 등의 시점을 보훈처는 올해 8월 중으로 예상하고 있다. 


보훈요양병원도 현재 서울, 광주 2곳에서 올해 9월 한 곳 더 추가된다. 복권기금 411억원을 투입해 180병상 부산요양병원이 건립 중이다. 


이밖에 보훈재활센터 또한 서울, 부산, 광주 뿐 아니라 대전(올해 9월), 대구(내년 9월)에 2개소를 추가한다.  


보훈요양원도 구상 중이다. 수원요양원을 오는 2025년까지 100병상 증축하고, 충북권 200병상 규모 요양원 건립을 위한 단계도 올해 착수한다는 설명이다. 


의사 확보 관건···공중보건장학제 이은 보훈의료장학제·성과연동 보수제·평가제 등 도입   


지난해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강병원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보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보훈병원 소속 의사는 전국적으로 정원 미달 사태가 심각했다. 


당시 광주보훈병원 의사 14명, 인천보훈병원 의사 5명, 대전·대전보훈병원 의사 1명 등이 부족했으며 특히 부산·대전·인천보훈병원 등에서는 감염내과 의사가 전무했다. 중앙보훈병원도 지난해 말 기준 22명의 의사가 부족했다. 


보훈처는 의사·간호사 등 의료인력을 안정적으로 수급하기 위해 ‘장학생’ 카드를 꺼냈다. 현재 보건복지부가 지방 공공의료인력 확충을 위해 도입한 공중보건장학제도처럼 보훈의료장학제도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2019년부터 4년째 공중보건장학제도 의대생이 정원을 충족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 또한 학생들 유인책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보훈처는 “보훈의료 장학을 위한 특례법 제정을 추진하겠다”며 “장학생을 선발해 일정기간 동안 보훈병원에 의무 근무하는 조건으로 지원코자 한다”고 말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보훈병원은 비슷한 규모 타 의료기관 대비 보수가 낮고, 정년도 60세로 짧아 대다수 전문의들이 대학병원이나 개원가로 이탈했다. 


보훈처는 이에 의사들 보수체계를 개편할 계획인데, 성과연동형 보수체계 및 의료품질·고객만족도 측정 등 평가체계를 도입한다. 의사 등 의료진이 내원객에게 평가를 잘 받으면 보수가 높아질 수 있게 되는 방안이다. 


지난해 보훈병원 의사노조가 공단에 반발하며 공론화한 문제 중 하나가 ‘의사들에 가해지는 실적 압박 관행’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존 보훈병원 의사들에게 환영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