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병원이 영남권 및 부·울·경 최초로 대동맥판막 협착증의 치료법 중 하나인 타비(경피적 대동맥판막치환술, TAVI) 시술 100례를 달성했다고 9일 밝혔다.
부산대병원 타비팀은 2017년 첫 시술을 시작해 지난해에만 40여 건을 시술했고, 최근 84세 A씨의 시술에 성공하면서 100례를 달성했다.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심장에서 나가는 문이 막힘으로써 숨이 차고 가슴이 답답해지는 질환이다.
신체의 각 장기로 혈액 순환이 되지 않아 호흡곤란, 가슴 통증, 실신 등의 여러 증상이 발생한다.
중증 단계에서 2년 내 치료받지 않으면 약 50%의 환자가 사망할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으며 심각한 심부전으로 진행한다.
과거에는 가슴을 열어 수술을 통해 인공판막으로 교체했지만, 10여 년 전부터는 수술 위험이 높은 환자를 위한 대안으로 타비 시술법이 개발돼 시행됐다.
타비 시술은 가슴을 열지 않고 작은 절개만으로 카테터를 동맥에 삽입, 기존의 판막 위에 인공판막을 삽입하는 시술이다.
특히 부산대병원 타비팀은 환자 해부학적 특징과 심장, 혈관 상태 등을 종합해 심장혈관흉부외과, 순환기내과, 영상의학과 등의 전문의가 모인 ‘심장통합치료’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순환기내과 이한철 교수는 “일반인에겐 대동맥판막 협착증이 다소 생소한 질환인데 나이가 들면 흰머리가 생기고 주름이 생기는 것처럼 노화로 심장판막에 고장이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령층에서 발병률이 높고 유병률은 80대 이상에서는 10%가 넘는다”고 덧붙였다.
순환기내과 최정현 교수는 “타비 시술은 가슴을 열어 심장을 일시적으로 멈추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고령의 환자나 고위험군 환자들에게 적합하며 시술 시간이 짧고 통증이 적다는 이점이 있다”고 전했다.
타비 시술은 이러한 장점에도 시술비의 80%가 환자 본인 부담률의 고가여서 많은 환자가 치료를 포기해야 했다.
하지만 지난해 4월부터 수술 불가능군과 수술 고위험군(STS 점수 8점 이상, 심장수술 환자의 위험도), 80세 이상 고령 환자에 대해서는 본인 부담률 5%(시술비만 약 150만원)가 적용됐다.
반면 수술 중위험군은 50%, 수술 저위험군은 80%를 적용받는다.
최정현 교수는 “국내 타비 시술 치료 및 비용 효과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인데 결과에 따라 급여 대상 및 기준, 선별급여 본인 부담률 조정 여부에 대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