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제약과 한미약품이 중국 시장 진출에 있어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경남제약과 한미약품이 중국 실적이 회자되고 있다. 경남제약은 중국 시장에서 철수를, 한미약품은 현지 시장 점유율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경남제약은 지난 2018년 1월 중국 시장에서 식품(레모나), 화장품 등의 유통·판패를 목적으로 라이멍지아(상해) 상무유한공사를 설립했다. 당시 설립 자본금은 1억 4800만원이다.
중국 보건 당국으로부터 레모나 비타민 제품 등 품목 승인도 받았다. 이후 2019년엔 중국 내 의약품 도매 업체 운남약품과 유산균 제품 판매 계약까지 체결하면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실적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2019년 경남제약 중국법인은 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후 2020년 8500만원, 2021년엔 4억 3700만원을 기록해 당해 11월 청산을 결정했다.
경남제약 측은 중국 법인 부진과 관련해 현지 영업·홍보 부족이 영향을 미쳤고, 2020년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중국 내 소비가 위축됐고 이로인해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최근 중국에서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비타민C, 감기약 등 품귀 현상이 발생했고, 수출 증가가 일부 있었지만 단발성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반면 한미약품은 중국 시장에서 실적이 상승하면서 시장 확대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 1996년 중국 현지에 북경한미약품 법인을 설립했다. 당시 한국으로 진출하는 글로벌 제약사가 늘어나고 있었고 한미약품 또한 해외 진출을 타진한 것이 중국 시장이었다.
설립 당시 어린이용 정장제 마미아이와 감기약 이탄징 등 어린이 제품 위주였다. 중국에서 어린이 감기약이 제대로 보급되지 못해 성인용 감기약을 잘라 먹는 모습에 소아용 제품에 주력했다.
여기에 회사 측은 한중 간 정치·문화적 차이 등 어려움 극복을 위해 중국 전역 영업사원 확대 등 현지화에 특히 애를 썼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현재 북경한미약품 R&D센터에만 580여 명에 달하는 제약 분야 전문가가 재직 중이며 2022년엔 복합고혈압치료제 메이야핑(한국명 아모잘탄)을 출시하는 등 시장 확대에 한창이다.
실제로 북경한미약품이 현지화에 성공하면서 지난 10년동안 사드사태, 한중 무역분쟁 등 굵직한 이슈에도 불구하고 성장을 이어왔다.
지난 2012년 1367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이래, 작년 역대 최대 3506억원을 기록할 때까지 2016년과 2020년 두 해를 제외하고는 꾸준히 성장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156% 성장했다.
결국 중국 현지화에 대한 집중과 더불어 현지 시장 상황에 따른 타깃형 제품군의 시장 진입이 경남제약과 한미약품 두 회사에 차이를 만들어 내고 있는 셈이다.
현재 북경한미약품은 자체 개발 이중항체 플랫폼 펜탐바디에 미국 페인스사의 항체 서열을 적용해 면역항암 이중항체·다중항체 개발도 진행 중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북경한미약품 연매출 3000억원 돌파는 창립 이래 처음”이라며 “자체 개발 제품을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고 미래를 위한 R&D에 집중적 투자를 해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