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공의협의회가 "간호법이 제정돼도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제한 및 PA 근절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들은 젊은 의료인의 실질적인 처우 개선을 위해 의료인 1인당 환자수를 줄이는 방향으로의 협력을 제안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강민구)는 11일 성명을 통해 “전공의와 평간호사는 애증의 동료 사이”라며 “협력 지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업무량을 줄일 수 없다면 우리 처우 개선은 의사와 간호사 추가 채용없이 불가능하다”며 “합심해서 의료인 1인당 환자 수를 줄이는 방향으로 목소리를 모아보자”고 말했다.
기성세대의 직역 갈등에 따라 서로 싸우지 말고 의료진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건강보험제도 및 정치세력과 맞서 싸우자는 제안이다.
대전협은 젊은 평간호사의 실질적 처우 개선 방안인 '간호사 1인당 적정 환자 수 배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간호사들은 3교대 근무 및 과도한 1인당 환자 수 등을 감당하며 근무하고 있다”며 “간호사 1인당 적정 환자 수를 규정하고 인력기준에 따른 처벌 조항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전협이 언급한 간호사 1인당 환자수 법제화 등은 ‘행동하는 간호사회’, ‘의료연대본부’ 등 간호사 단체 주장과 동일하다.
하지만 현재 발의된 간호법 원안으로는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제한이 어렵다는 게 대전협 주장이다.
그들은 “간호법은 실제로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제한으로 대표되는 배치 기준을 담는 법안이 아니다”며 “이는 우리 주장이 아닌 대한간호협회 정책자문위원도 인정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간호법은 간호사 양성, 지역사회 내 간호업무 체계 등을 잡고자 하는 법"이라며 “평간호사에겐 간호법이 아닌 간호사 처우 개선을 담은 간호인력인권법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대전협은 "PA(진료지원인력) 문제도 간호법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공의법에 따른 전공의 주 80시간제 시행 이후 병원은 부족한 인력을 보충하기 위해 전문의를 추가 채용하기보다 PA(진료보조인력)인 간호사를 활용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대전협은 "열악한 근무환경과 불법적인 상황에 내몰린 PA와 전공의 모두 병원 구조적 문제의 피해자"라고 강조했다.
이어 “PA 문제를 해결하는 유력한 방안은 전문의 추가 채용”이라며 “전공의 업무를 PA 간호사가 대체하는 것을 종용하지도 지지하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들은 “병원경영을 이유로 불법 의료행위를 종용받는 간호사들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 전공의 역시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동조했다.
하지만 PA문제가 전공의 부족에 기인한다는 병원간호사회 주장은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전협은 “전문의는 초과 공급되지만 병원이 전문의를 충분히 채용하지 않는다면 상황은 나아지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의사가 의사 일, 간호사가 간호사 일을 해야 한다는 현장 평간호사 주장에 깊이 공감한다”며 “이를 해결하려면 결국 병원에 의사와 간호사를 더 고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전공의와 젊은 평간호사들은 반목할 이유가 없다. 보건의료인과 근로자의 전반적인 처우 개선을 위해 사회적 갈등 해소와 협력의 지혜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