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으로 미래 노동시장 급변이 예상되는 가운데 대체 가능성이 높은 직종으로 의사·회계사·변호사가 지목됐다.
고소득·고학력 근로자가 높은 AI 노출지수를 보였는데, 이는 AI가 비반복적·인지적(분석) 업무를 대체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오삼일 조사국 고용분석팀 팀장은 'AI와 노동시장 변화'리포트에서 AI 특허정보를 활용한 직업별 AI 노출지수 산출 결과를 발표했다.
의사의 경우 주요 업무 중 하나인 진단을 토대로 “병을 진단한다”는 표현을 담은 AI 특허가 얼마나 많은지를 조사해 노출 지수를 산출했다.
업무기준 지수 측정한 후 특정 직업의 업무별 가중치로 직업기준 지수를 결정했다. 이는 미국직업분류에 기반해 작성된 AI 노출 지수를 한국표준직업분류로 변환한 수치다.
이를 토대로 대표적 고소득 직업인 일반 의사(상위 1% 이내), 전문 의사(상위 7%), 회계사(상위 19%), 자산운용가(상위 19%), 변호사(상위 21%)가 AI 노출지수가 높았다.
우리나라 전체 지표로 보면 취업자 중 약 341만명(전체 취업자수 대비 12%)은 AI 기술에 의한 대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AI 노출 지수가 높은 일자리일수록 고용이 줄고 임금 상승률도 낮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지난 20년 간 산업용 로봇 및 소프트웨어 노출 지수가 높은 일자리의 고용 비중과 임금 상승률이 낮아진 결과에 기반한 분석이다.
구체적으로는 AI 노출 지수가 10 percentile 높을 경우, 향후 20년간 해당 일자리의 고용비중은 7%p 줄고, 임금 상승률은 2%p 낮아진다.
오삼일 팀장은 “AI 기술이 업무와 생활의 편리성을 가져다주지만, 소비자 후생 감소, 이윤 독점 심화 등 부정적 사회적 결과도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AI가 적절한 규제 속에서 발전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