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12월 20일 임시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집단단식 농성장을 찾아 “공공병원 지원 예산이 최대한 빨리 통과되도록 노력하겠다”며 힘을 보탰다.
이 대표는 지난 15일 오후 국회 앞에 있는 보건노조 농성장을 방문해 20분간 머물며 현 상황을 전해 들었다.
보건의료노조는 12월 4일부터 공공병원 회복기 지원 예산을 촉구하며 무기한 집단단식에 들어갔다.
전국 공공병원이 코로나19 이후 경영난에 처하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올해 상반기 손실액의 두 배, 즉 1년 손실액의 80%인 2896억원을 지원하는 안을 최근 의결했다. 그러나 실제 지원까지는 불투명하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기획재정부에서 동의를 안 해주고 있다”며 “지금 공공병원 중에는 임금체불이 된 곳도 있고, 대출받아서 임금을 주거나 약제비를 늦게 지급해서 겨우 버티는 상황이다. 이번 지원이 안되면 공공병원 몇 군데는 문을 닫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단식에는 나 위원장을 비롯해 전국 지부장 등 총 28명이 참여했으나, 3~5일차에 10여명이 쓰러지고 현재 절반 정도만 농성장을 지키고 있다.
이 대표는 “집단단식 농성하는 게 정말 보기 안쓰럽다”라며 “대통령께서 해외를 오가면서 협의가 진척이 안 되는 걸로 들었다. 이제 돌아오셨으니 협의가 좀 될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은 여당에서 빨리 하자고 하고 야당이 시간을 끄는데, 지금은 오히려 여당이 시간을 끌고 있다. 과거에 보지 못한 새로운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개탄했다.
나 위원장이 울산, 광주 등 지역의료원이 예타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지자체 지원도 감소하는 상황을 전하자, 이 대표는 “국가와 지자체가 신경써야 할 일을 구성원들이 고생하고 있다. 공공병원을 계속 확충해야 하는데, 고사를 시키는 쪽으로 가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일제시대 때 열심히 독립운동을 하면 거지가 되고, 친일하면 부자 돼서 3대가 잘먹고 잘사는 것과 같은 현상이 생길 수도 있겠다. 각별히 신경쓰겠다”고 격려했다.
한 노조원이 “공공병원 살리는 ‘이재명표 예산’으로 삼아달라”고 청하자 이 대표는 “이재명표 예산이라고 하면 오히려 더 안 된다. 너무 세게 하면 반작용이 있지 않을까 걱정된다. 저는 적당히 관심 갖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이 대표는 지난 2017년 설립된 성남시의료원도 언급됐다. 김경운 보건의료노조 성남시의료원부지부장은 “개원 전에 코로나19가 터져 코로나전담병원만 3년을 하면서 현재 적자가 나올 수밖에 없는데, 신상진 성남시장은 단순히 그것을 이유로 민간위탁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이 대표는 “성남시의료원 조례 만들 때 위탁이냐 직영이냐로 얼마나 싸웠는데, 결국 위탁으로 다시 바뀌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KBS 수신료를 이상하게 만들어서 KBS 적자가 나니 민간에 팔겠다는 셈”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