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근영 중앙보훈병원장이 임기를 4개월 남기고 퇴임했다. 표면적 이유는 사퇴지만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과 보훈병원 주장이 엇갈려 사실관계에 궁금증이 쏠린다.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은 “유근영 병원장은 일신상의 이유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감사는 연말 연시 공직기강 점검 등 통상적 사항과 일부 내부 제보, 신고에 따라 진행 중인 사항”이라고 밝혔다.
반면 병원 의료진들은 “복무 감사를 무기 삼아 마찰이 존재했던 유 원장을 압박한 것”이라는 상반된 논리를 펼쳤다.
10일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과 중앙보훈병원에 따르면 유근영 원장 사임을 두고 상반된 이견이 충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공단과 보훈병원 간 절대적 수직 체계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유 원장의 의견이 공단의 비위를 거슬렀고, 복무 감사의 발단으로 작용해 사직까지 이르렀다는 지적이다.
앞서 유 원장은 2023년 5월 ‘중앙보훈병원 기자간담회’에서 “보훈처 전문가들은 보훈의료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에 대부분 동의했다”며 “공단의 하부 조직으로서는 환자 중심의 보훈 체계가 불가능하다”고 발언한 바 있다.
유 원장 개인 블로그에서 ‘보훈의료원 제도’를 설파하는 등 변화 의지가 확고했다는 전언이다.
보훈복지와 의료 선후(先後) 논란으로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실제 병원 내부에서는 인력 부족과 노후화한 시설로 환자 안내가 잘되지 않거나, 진료 지연이 발생하는 등 문제가 잦은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관계자는 “의료 현장을 모두 이해하지 못하는 공단이 예산을 틀어쥐고 있어 현장에 어려움이 일부 존재한다”고 말했다.
공단은 “현 시점에서 사퇴 및 감사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공개하기 어려운 점을 양해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유 원장은 개인 블로그에서 펼친 변화 청사진은 ▲의사직 주체 의식 ▲정년 60세 폐지 ▲급여 현실화:대학병원 수준 ▲치과병원 신축 ▲보훈의료원 제도화 ▲차세대 의료정보체계 HIS 구축 ▲스마트병실 ▲외래진료 재배치와 행정동 환경개선 ▲메타버스 국제원격진료사업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