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인 젊은의사들 사이에서 고되고 보상이 적은 수련과정을 거치기 보다 일반의로서 미용의료에 진출하는 게 낫다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는 분위기다.
워라벨을 중시하는 젊은세대들로서는 일찌감치 충분한 수입을 보장받을 수 있고, 여가생활도 누릴 수 있는 일반의 선호 경향이 또렷하다는 분석이다.
실제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기 위한 수련을 포기하고 인기 진료과인 피부과, 성형외과, 안과, 재활의학과, 정형외과, 영상의학과 분야에서 근무하는 일반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종성 의원(국민의힘)에 따르면 이들 인기과목 개원가에서 전속으로 근무하는 일반의가 지난해 9월 기준 24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7년 128명이었던 것에 비해 약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특히 그 중 절반 이상인 150명이 피부, 미용 분야인 성형외과와 피부과에서 종사하고 있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35.5%가 성형외과에 재직 중이며, 피부과(29.8%) 정형외과(21.2%) 안과(8.6%) 재활의학과(2.9%) 영상의학과(2.0%) 순이었다.
특히 미용, 성형 분야의 경우 간단한 시술로 시작할 수 있어 부담이 적고, 연차가 늘어나거나 새로운 시술을 익힐수록 보수가 늘어나는 만큼 젊은의사들의 선호도가 높다는 전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공의들의 수련 포기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흉부외과, 산부인과 등 필수의료 분야에서 전공의 중도 포기 현상이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전공의 중도 포기자 수는 2017년 318명, 2018년 331명, 2019년 345명, 2020년 338명, 2021년 379명, 2022년 342명 등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전문과목별로 보면 기피과인 흉부외과 6.8%, 산부인과 4.3%, 소아청소년과 3% 등 필수의료 분야에서 도드라지게 높았다.
특히 인턴 때부터 수련을 포기하는 비중도 높아지는 추세다.
2017년 수련을 포기한 인턴은 97명, 2018년에는 93명이었지만 2021년 120명, 2022년 126명으로 상승했다.
물론 이들 모두 일반의를 선택하는 것은 아니지만 점점 그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의료계 인사는 “수련 포기자 증가는 의대 졸업 후 전공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일반의만 돼도 미용의료로 충분한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필수의료 분야 전공의 포기율이 높은 것은 필수의료 붕괴를 가속화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현상을 감안하면 필수의료 문제 해결책으로 추진 중인 의과대학 정원 확대가 실효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수련과정을 감내하지 않으려는 젊은세대 의사들이 고되고 보상도 적으며, 의료소송 부담까지 높은 필수의료 전문과목을 선택할 것으로 기대하는 게 무리라는 지적이다.
또 다른 의료계 인사는 “의대생, 전공의, 전문의로 이어지던 의사 양성체계가 급격히 변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의대 정원을 늘려 필수의료 인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은 어불성설”이라고 일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