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 투쟁 천명 의사들 vs 공무원의사 전면 배치 정부
의료계 총파업 돌입 초읽기 상황서 대응 선봉 포진 보건복지부 국장
2024.02.26 05:17 댓글쓰기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를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의 전운(戰雲)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의 이이제이(以夷制夷) 전술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말 그대로 ‘의사로 하여금 의사를 막겠다’는 전략으로, 의료계 집단행동 대응을 위한 별도조직의 실무 책임자를 의사 출신 공무원으로 배치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달 초 의대 입학정원 확대에 의료계가 반발하며 파업이 가시화되자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꾸리고, 총파업시 진료공백 최소화를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보건의료 위기 단계를 ‘경계’ 단계로 상향 발령하고, 의료계가 본격적인 집단행동을 예고하자 의사면허 취소, 의료법 위반 고발 등 법적인 조치를 하겠다며 의사들을 압박했다.


아울러 일부 전공의들이 업무개시명령을 사전에 무력화하기 위해 집단사직서 제출을 검토함에 따라 전국 수련병원에 ‘집단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도 내린 상태다.


주목할 점은 연이은 강경 대응의 주축인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실무 책임자에 의사 출신 공무원이 배치됐다는 점이다.


정통령 중앙비상진료상황실장은 서울의대를 졸업한 가정의학과 전문의로, 2006년 복지부에 특채 공무원으로 입사해 18년째 공직에 몸 담고 있다.


그동안 질병정책과, 공공의료과, 보건산업기술과, 대통령실 보건복지비서관실 서기관, 생명윤리과장, 보험급여과장 등을 역임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는 질병관리청 위기대응총괄과장으로 방역대책 실무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했고, 지난해 12월 공공보건정책관으로 복지부에 복귀했다.


정통령 국장이 맡은 중앙비상진료상황실장은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의 핵심 자리로, 사실상 의료계와의 전쟁에 나서는 야전사령관에 비유된다.


실제 그는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모든 회의에 참석해 의료계 총파업 무력화를 위한 다각적인 전략과 전술을 수립하고 있다.


13일에는 의사 파업에 대비하기 위해 지역거점 공공의료기관장과 비상진료체계 점검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의사 집단행동 동향을 공유하고, 비상진료 운영체계를 집중 점검했다.

左 정통령 국장, 右 손영래 국장

복지부의 이이제이(以夷制夷) 전술은 비단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20년 의료계 총파업 당시에도 의사 출신인 손영래 국장을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이라는 직함으로 의료계와의 대척점 최전선에 세운 바 있다.


손영래 국장은 서울의대 졸업 후 2002년 보건사무관으로 복지부에 입사해 공공의료과장, 보험급여과장, 의료자원정책과장, 비급여관리팀장, 예비급여과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문재인 케어와 관련해 비급여의 급여화 전반을 아우르는 임무를 수행하면서 의사로서 전문성을 살려 큰 잡음없이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복지부 대변인을 걸쳐 지난해 12월 질병관리청 감염병위기대응국장으로 자리를 옮겨 새로운 업무를 수행 중이다.


손영래 국장 역시 4년 전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 논란으로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에 나섰을 당시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을 맡아 정부 대응을 이끌었다.


특히 그는 의료계와의 회의 자리에서 ‘참을 인(忍)을 3번 쓰고 나왔다’, ‘전공의들 행동에 어이없다’ 등의 발언으로 의료계 공분을 사기도 했다.


한 의료계 인사는 “공교롭게도 최근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사태마다 의사 출신 공무원들이 최전선에 배치됐다”며 “당사자들 고충도 이해되지만 의료계를 더 자극하는 행보”라고 일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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