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재 대학병원 산부인과 퇴직 교수가 시험관 시술에 다른 사람의 정자를 사용한 사실이 발각돼 잠적한 사실이 공개됐다.
지난 1996년 한 대학병원에서 시험관 시술을 시행한 한 부부는 시술 26년이 지난 후에야 그동안 키운 아들의 친부 불일치 결과를 알게 됐다.
하지만 시술 이후 A교수는 이들 부부와 25년 가까이 연락하며 지내다 친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하자, 그 직후 돌연 잠적했다고 알려졌다.
담당 교수 교체 후 사건 전말 드러나
모 매체 보도에 따르면 부부의 시술을 진행한 A교수는 2018년 정년 퇴임 후 대학병원을 떠났다.
이후 담당 교수가 바뀌면서 사건의 전말이 드러났다. 새 담당 교수와 간호사는 부모 모두 B형인 경우 아들이 A형일 수 없다는 사실을 부부에게 고백했다.
과거 부부도 혈액형 불일치를 의아하게 여겨 A교수에게 문의했지만, 시험관 시술 부작용으로 혈액형 돌연변이가 발생해 다른 혈액형을 가진 아이가 태어난다고 속였다.
남편, 손해배상 청구 후 극단적 선택
2022년 12월께 남편은 대학병원과 A교수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지만, 병원은 시험관 시술 후 아내 자연임신 가능성을 주장했다.
쉽게 말해 아내가 타인과 바람을 피워 임신했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그러면서 1000만원의 합의금 지급을 제안했다.
이후 남편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고, 대학병원과 A교수에 대한 자신의 선택이 분노의 화살로 돌아가길 바란다는 내용의 편지를 남겼다.
병원 관계자는 "해당 사안은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고 사실관계를 확인 중에 있다"며 "병원 입장에서도 별도 견해를 밝히기 곤란하다는 점을 양해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