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 장기화로 '의사 채용시장' 들썩
전공의 이어 의대 교수들 사직 가속화…중소병원 등 수요 급증
2024.07.14 16:33 댓글쓰기



사진제공 연합뉴스

의료대란 장기화로 전공의에 이어 의과교수들까지 잇따라 사직에 나서면서 의사 채용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예정에 없던 우수 의료진이 대거 채용시장에 나오면서 병원 간 전문의 영입 전쟁이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여기에 전공의 사직서가 수리될 경우 의료인력의 폭발적 공급이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정부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전문의 중심병원으로의 전환을 선언하면서 의사인력 채용시장은 때아닌 스토브리그를 맞이하고 있는 모습이다.


병원계에 따르면 최근 대학병원 교수들이 소속 병원을 떠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제자인 전공의들에 대한 미안함과 동시에 의료공백 장기화에 따른 체력적 한계가 원인으로 꼽힌다.


물론 아직까지는 묵묵히 진료현장을 지키고 있는 교수들이 많지만 사직과 이직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교수들이 적잖아 이탈현상은 시간이 흐를수록 가속화될 전망이다.


앞서 정부의 강압적 정책에 대한 항거의 뜻으로 많은 의대교수들이 집단 사직서를 제출했음에도 실제 사직 사례는 극히 드물었지만 최근들어 실제 이탈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전언이다.


사태 초반에는 외과, 신경외과, 응급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등 필수의료 분야 교수들이 떠났지만 의료대란이 장기화될수록 여러 전문과목에서 동시다발로 이탈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들 사직 교수들에 대한 수요 역시 급증세다. 종합병원과 중소병원들의 러브콜이 쇄도하고 대학병원 간에도 교수진 영입전쟁이 전개되는 양상이다.


실제 정부가 오는 2027년까지 전국 거점 국립대병원에 의대교수를 1000명 이상 늘리기로 하면서 종합병원, 상급종합병원 등이 의료진 이탈 방지와 추가 영입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다만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등 필수진료과 중심의 교수 증원을 원칙으로 제시한 만큼 해당 진료과 교수를 찾아야 하지만 가뜩이나 부족한 탓에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전문의 추가 이탈로 의료체계가 무너져 가고 있는 상황에서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 개편하겠다는 정부의 청사진이 비현실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수도권 대학병원들이 중소병원은 물론 지방 대학병원 교수진 영입에 열을 올리면서 의료진 쏠림현상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의사 헤드헌팅 업체들은 시시각각 전해지는 의대교수 사직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해당 교수에게 채용정보 물량 공세를 벌이는 중이다.


소속 병원을 떠난 전문의들 중에는 해외진출이나 일반기업 취업 등 파격적 진로 변화를 모색하는 이들도 적잖다.


특히 세계적 술기 수준을 갖추고 있는 서전(sergeon)들의 경우 평소에도 해외 의료기관에서  제안이 많았던 만큼 한국의료에 염증을 느껴 해외진출을 결심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전공의들과 의대생들도 미국, 일본 등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최근 1년 새 외국 의대 졸업생들에게 문호를 넓히고 있는 미국 진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미국은 15개 주 정부 차원에서 외국 의대 졸업생이 미국 의사면허 시험(USMLE)를 보지 않고도 면허를 딸 수 있도록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거나 입법을 추진 중이다.


한 대학병원 기획조정실장은 “의료대란 사태가 길어지면서 의사 채용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며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 의사인력 대이동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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