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가 혈당관리 등 치료를 목적으로 사용하는 연속혈당측정기(CGM). 하지만 최근 당뇨병이 없는 사람도 살을 빼기 위해 CGM을 사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일부 업체는 CGM과 연계된 체중관리 서비스를 출시하고 광고를 통해 ‘혈당 다이어트 효과’를 부각하고 있지만 의학적 근거가 충분치 않다며 우려를 표하는 시선도 있다.
입증된 지속 가능한 체중 관리와 본인에게 맞는 다이어트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CGM은 손가락 채혈 없이 센서가 달린 바늘을 피부에 삽입해 혈당 수치를 5분 간격으로 측정하고, 혈당 변화를 스마트폰으로 확인하는 기기다.
1형 당뇨 환자와 심한 2형 당뇨병 환자(인슐린 투여, 혈당 변동 폭이 크거나 저혈당이 잦음)에게 사용이 권고된다.
측정 센서 등 소모품값으로 월 16만~20만 원이 들어 1형 당뇨 환자에겐 건강보험 혜택이 주어진다.
그런데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 CGM을 활용해 체중 감량과 체형관리에 성공했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CGM 다이어트는 혈당이 크게 오르는 음식과 오르지 않는 음식을 찾아 섭취하면서 체중을 감량하는 방식이다.
혈당 다이어트는 지속적인 혈당 모니터링과 식단 조절을 통해 혈당 상승을 억제하면 과도한 인슐린 분비를 방지, 체중 증가를 억제할 수 있다는 가정에 기초한다.
혈당이나 탄수화물과 같은 고혈당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이른바 ‘혈당 스파이크’가 생길 수 있는데 이 경우 인슐린이 과잉 분비된다.
인슐린이 분비되는 동안 지방이 연소되지 않아 살이 빠지지 않는다. 혈당 다이어트 핵심은 이를 역이용하는 것으로 섬유질 및 단백질, 탄수화물 순서로 음식을 섭취해 혈당이 천천히 오르도록 한다.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이은정 교수는 “혈당을 천천히 오르게 하는 식이섬유와 단백질 위주 음식을 먼저 섭취해 인슐린 저항성을 낮추고 혈당 스파이크를 방지할 수 있는 것”이라며 “해당 방법은 당뇨병과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일부 업체는 CGM과 연계된 체중관리 서비스를 출시하고 광고를 통해 ‘혈당 다이어트 효과’를 부각하고 있고 SNS 등에는 ‘500원짜리 동전만한 패치형 CGM을 팔뚝에 부착했는데 2주 만에 3㎏이 빠졌다’라는 등의 글이 올라와 누리꾼들 관심을 사고 있다.
이러다 보니 금식부터 원푸드,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사(일명 저탄고지) 등의 유행을 거쳐 최근 다이어트 트렌드로 ‘혈당’ 조절이 꼽히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CGM을 활용한 다이어트에 경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아직까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할뿐더러 입증된 지속 가능한 체중관리법과 본인에게 맞는 다이어트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박철영 대한비만학회 이사장은 “당뇨병 관리 다양한 상황 혹은 당뇨가 없는 사람에게서 CGM의 활용이 모색되고 있으나 아직은 연구 영역으로 CGM 사용이 확실히 도움 된다는 근거는 부족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