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실손항목 확대'…소비자들 생각은 어떨까
최준영 교수, 의협 주장 반박···"과학의 사회적 역할 중시할수록 긍정적"
2024.09.06 17:43 댓글쓰기

한의계가 한방치료 실손보험 보장항목 확대를 피력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 입장에서 한방치료를 한 번이라도 경험했다면 이에 대해 동의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대한의사협회 등이 '한의학은 과학적 신뢰가 부족하다'고 지적하지만 오히려 "과학이 사회문제 해결에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록 한방 실손 보장 확대에 동의했다"고 반박해 주목된다. 


국민의힘 서명옥·더불어민주당 이인영·조국혁신당 황운하 의원은 최근 국회에서 'K-medi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에서 최준영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충북대 구본상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공동 수행한 '한방치료 실손보험 보장항목 확대에 대한 일반인 인식' 관련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최준영 교수는 "의료개혁 방법론을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의 '강(强) 대 강(强)' 대치 국면 속에서 의아한 점은 국민 의료서비스 한 축을 담당해온 한의학계 존재감이 느껴지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전공의 사직으로 인한 의료대란이 시작된 금년 2월, 대한한의사협회가 한의사의 필수의료 참여 확대를 재차 요구하자 의료계는 비난했고, 정부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최 교수는 한의학이 배제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로 한방 실손 보장항목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소비자가 적극적으로 한방치료를 이용코자 하는 유인이 적다는 점을 꼽았다. 


이에 최 교수는 대한학술원이 마크로밀 엠브레인에 의뢰해 전국 18세~69세 1000명을 대상으로 금년 1월 30일부터 2월 2일까지 3일 간 온라인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들며 주장을 펼쳤다. 


조사 결과, 우선 실손보험료 인상 및 건강보험 재정 안정성을 우려하는 경우 보장항목 확대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의료계가 지적하는 과학적 방법, 과학적 근거에 의한 의사결정에 대한 신뢰 측면이 한방 실손 보장 확대 관련 시각과 유관하지는 않았단 분석이다. 


오히려 과학의 '사회적 역할'을 중시하는 태도가 한방 실손보험 보장대상 확대에 긍정적 태도를 보였고 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연관됐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과학이 사회문제 해결에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록 이를 긍정했다"면서 "의협이 말하는 '과학적 태도가 한의학을 부정적으로 보고 나아가 실손 보장 확대까지 반대할 것'이라는 주장은 뒷받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설문에서 지난 1년 간 한방 서비스를 이용한 적 있는 응답자는 31.5%, 지금까지 이용한 적 있는 응답자는 82.1%로 나타났는데, 이 두 변수 모두 한방 실손 보장 확대에 긍정적 태도로 이어졌다는 게 최 교수 분석이다. 


그는 "보험료 인상 가능성이 있단 사실을 인지하더라도 한번이라도 한방치료를 경험한 적 있다면 긍정했는데 이 결과는 주목할 만 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방치료를 통해 자신 또는 가족의 건강상태가 호전됐고, 한방치료 효과를 확인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한의약이 양의학을 보완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록, '일제강점기에 한의사들이 독립운동을 전개했다'는 역사적 인식을 갖고 있을 수록 한방 실손 보장 확대를 긍정했다는 설명이다.  


최 교수는 "양의학적 치료와 한의학적 치료가 결합했을 때 치료효과가 더 뛰어나다는 점 등을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방법을 통해 구체적으로 국민에게 제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이번 연구를 통해 한의학계가 국민 의료서비스 측면에서 중요한 참여자로 성장할 수 있을지 타진하고, 보다 나은 의료개혁이 이뤄지는 데 일조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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