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12시 아닌 새벽 0시 '응급실 통계' 필요
政, 정오 집계 현황 브리핑…강원‧대구‧부산 '야간 심뇌혈관질환 수용률' 처참
2024.09.05 12:44 댓글쓰기




 A씨가 전국 권역‧지역센터의 심근경색 및 뇌혈관질환 수용률을 집계해 지도에 색깔별로 표시했다. 뇌혈관질환의 경우 특히 강원‧대구‧경상지역의 수용률이 저조(빨간색)하다. '청진기자르기 개똥철학의사' 페이스북 갈무리



정부가 지난 2일부터 매일 정오에 집계한 응급의료 현황을 브리핑하기 시작한 가운데, 한낮이 아닌 한밤 중 응급실 상황을 좀 더 세밀하게 파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진료 제한이 두드러지는 새벽 시간대 심근경색과 뇌혈관질환 등 응급환자에 대한 진료가 더 중요한 반면 응급실 수용률은 낮 시간대보다 훨씬 낮기 때문이다.


본인을 이번에 사직한 전공의라고 밝힌 A씨는 5일 데일리메디에 "지난 2일부터 새벽 0시 기준 심근경색 및 뇌혈관질환에 대한 전국 응급실 수용 여부를 자체 집계해서 매일 SNS에 게재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A씨는 "중증 응급환자들이 처치가 지연되고 위험한 시간대는 밤부터 새벽"이라며 "이때는 심근경색 질환도 처치조차 안 되는 곳이 많고, 심지어 권역 내 모든 병원에서 치료가 불가한 경우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히 강원, 대구, 부산 등 지방 응급의료체계는 붕괴 직전"이라고 강조했다.


"전체 수치만 보면 낮아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권역 간 편차가 굉장히 심하다"


A씨가 지난 4일 0시 기준으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권역‧지역센터 180개소 중 심근경색은 138개소(76.6%), 뇌혈관질환은 113개소(62.8%)에서 응급진료가 가능한 상태였다.


A씨는 "전체 수치만 보면 낮아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권역 간 편차가 굉장히 심하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권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에서는 경기동남 권역이 가장 심각했다.해당 권역의 10개 권역‧지역센터 중 심근경색은 5개소, 뇌혈관질환은 권역센터인 분당서울대병원을 포함해 6개소가 수용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또 서울서남 권역과 경기서남 권역의 뇌혈관질환 수용률도 각각 63.6%, 66.7%로 낮았다. 


서울서남권에서는 여의도성모병원, 보라매병원, 성애병원, 광명성애병원이 수용 불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경기서남권에서는 원광대산본병원, 동수원병원, 지샘병원, 심지어 권역센터인 고대안산병원까지 뇌혈관질환 응급환자를 수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역센터인데도 강원‧대구 응급실 절반은 심뇌혈관질환 '블랙아웃'


지방은 이보다 더 심각하다. 강원권의 경우 전체 10개 응급의료기관 중 5곳이 두 질환 모두 수용 불가한 상황이다.


강원영동 권역은 심근경색과 뇌혈관질환 수용률이 모두 25%였으며, 강원춘천 권역은 강원대병원이 지난 2일부터 야간진료를 중단한 영향으로 두 질환 수용률이 50%에 그쳤다.


원주충주 권역 역시 건국대 충주병원이 지난 1일부터 단축 진료에 들어가며 수용률이 심근경색은 50%, 뇌혈관지로한은 25%로 떨어졌다. 이로 인해 충주의료원에 응급환자가 2배로 늘어 의료진이 과부하를 호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권역도 권역센터인 충남대병원 등이 뇌혈관질환자를 수용하지 못하며 수용률이 50%에 그쳤고, 충남천안 권역도 9개 권역‧지역센터 중 3곳에서 두 질환을 처치할 수 없는 상태다.


전국에서 가장 심각한 곳은 경상 지역이다. 대구 권역은 권역센터인 영남대병원을 포함해 6개 권역‧지역센터 중 절반이 두 질환 모두 수용 불가 상황이다. 이에 심근경색 수용률은 50%, 뇌혈관질환 수용률은 16.7%에 불과하다. 인근 지역인 부산 권역조차 뇌혈관질환 수용률은 36.4%밖에 안됐다.

사진제공 연합뉴스


"남은 응급의료기관 언제까지 버틸 수 있나…정확한 상황 파악이 우선"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지난 3일 응급의료 일일브리핑에서 "27종 중증·응급질환은 발생 빈도가 높지 않아 의료기관별로 모든 질환에 대응하지 않더라도 이송과 전원의 효율적인 운영은 가능하다"고 밝혔지만 A씨는 이 역시 장담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A씨는 "대구와 부산을 포함해 뇌혈관질환자가 발생할 경우 현재 진료제한이 없는 울산으로 가야 하는데 울산에서도 앞으로 언제까지 더 버틸 수 있을지 확실치 않다"고 낙담했다.


이어 정부가 응급의료 인력이 시급한 곳에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를 파견하는 것에 "그들을 투입해 응급실과 배후진료 문제가 해결될 것이었으면 애초에 수용률이 이정도로 처참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브리핑에서 심근경색과 뇌혈관질환의 언급은 피하고 다른 질환들과 통계만 인용해 응급실 문제를 축소하려 한다"고 주장하며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방을 포함해 전국 응급실 상황을 제대로 전달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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