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료원이 오는 2026년 말 개원을 목표로 추진 중인 800병상 규모 송도세브란스병원 건립 사업이 노동조합 반발에 부딪히면서 새로운 복병을 만났다.
세브란스병원노동조합은 9일 입장문을 내고 '송도세브란스병원 건립 계획 완전 폐기'를 주장했다.
이들은 의정사태 장기화로 경영 위기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 투자를 강행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노동조합은 "송도세브란스병원 건립 계획은 처음부터 무리였다. 특히 수천억원대 적자를 우려하면서 투자 계획을 유지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교직원을 희생양으로 삼아 병원을 개원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송도세브란스병원은 오는 2026년 12월 개원을 목표로 연세대 국제캠퍼스 약 8만5800㎡(2만5954평) 부지에 지하 3층~지상 15층, 800병상 규모로 건립된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해 환자에게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첨단 유전체 기반 의료 등을 실현해 미래 의료 패러다임을 선도하는 병원을 목표로 한다.
노동조합은 또 강남, 신촌, 용인에 3300에 이르는 병상을 운영하는 초대형 병원인 연세의료원이 수도권에 800병상을 더 확장하는 것은 바람직한 의료정책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의정사태로 의사 수급 우려가 나오는 마당에 2026년 송도세브란스병원까지 개원하면, 의사가 없는 병원으로 개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용인세브란스 개원 당시에도 어려움을 경험했던 것이 인력 수급 문제"라며 "의정사태로 향후 2~3년 간 의사 채용에 변수가 많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로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고 강조했다.
노동조합은 수익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아무리 준비해도 개원 초 적자는 불가피한데, 현 상황에서 의료원 추가 적자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노동조합에 따르면 용인세브란스의 경우 개원 후 빠르게 성장했지만 개원 4년이 지났어도 아직 적자다.
노동조합은 "용인세브란스병원이 적자를 벗어나면 송도세브란스병원이 적자가 시작되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송도세브란스병원 적자로 비워진 곳간을 인건비로 채우려는 계획을 허락하지 않겠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