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의사와 인공지능(AI)이 자기공명영상(MRI)을 기반으로 뇌질환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는 대결이 펼쳐져 눈길을 끈다. 뇌졸중 석학 10명과 인공지능 대결에서 승자는 AI였다.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은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제이엘케이 대회의실에서 '제1회 뇌졸중 AI 국제 검증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세계 뇌졸중 석학들과 국내 뇌졸중 AI 기술 예측 결과를 대결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세미나에는 세계 뇌졸중 석학으로 꼽히는 미국 하버드 존 웬위에 첸(John Wen-Yueh Chen), 엠디 엔더슨 데이비드 쉘링거하우트(Dawid Schellingerhout), 일본 마나부 이노우에(Manabu Inoue), 대만 멩 리(Meng Lee), 필리핀 제랄딘 시에나 L. 마리아노(Geraldine Siena L. Mariano )교수 등이 참여했다.
국내에서도 동국대학교 신경과 김동억, 정상욱, 정진용 교수, 서울보라매병원 신경과 홍윤호 교수 등 저명 교수진이 참석했다.
뇌졸중 초 단기 예후 예측률 '72대 50' 인공지능 승(勝)
교수진과 인공지능은 세부적인 임상 데이터를 블라인드한 40개 초고난도 환자 영상 사례를 보고 환자 초 단기 예후에 대한 각자 판단을 내렸다.
그 결과, 인공지능이 판정승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은 초단기 예후 예측률이 72%로 나타났지만 교수진 평균 예측률은 50%였다.
진단 속도에서는 교수진은 평균 45분 43초가 소요된 반면, 인공지능은 12분 4초 걸렸다.
이 대결은 뇌졸중 석학들과 인공지능이 최소한 이미지 정보만을 가지고 환자 미래 예후를 예측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도로 평가된다.
경험이 많은 뇌졸중 전문의조차 ▲임상데이터 ▲과거병력 ▲MR 영상을 참고해도 뇌경색 환자 초단기 예후를 예측하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엠디 엔더슨 암센터 데이비드 쉘링거하우트 교수는 "인공지능이 MR 영상만 가지고 짧은 시간 내에 정확하게 난이도가 높은 예측을 흔들림 없이 수행한다는 점이 놀라웠다"고 말했다.
이어 "응급 환자 발생 시 시술까지 소요 시간에 따라 환자 예후가 극명히 갈리는 뇌졸중 특성상 인공지능 솔루션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교수진도 인공지능 분석 결과에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동국대학교병원 김동억 신경과 교수는 "뇌졸중 환자 증상 악화는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큰 부담이 되는 심각한 문제다.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면 증상악화 고위험군 조기탐지 및 예방 임상시험 등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제이엘케이 김동민 대표는 "이번 세미나를 통해 당사 인공지능 솔루션 기술력을 널리 알리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라면서 "석학들과 지속적인 협력으로 성공적인 해외 판로 개척 성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 김법민 단장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석학들을 모시고 국내 AI 솔루션 기술력을 검증하는 행사를 마련하게 돼 뜻깊다"라며 "인공지능 솔루션을 통해 글로벌 연구진들에게 국내 기술의 강점을 각인시키고, 해외 판로 개척 등 잠재적인 성과를 이끌어 낼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