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조절률은 아직도 향상 뚜렷하지 않고 환자중심의료 기반 치료 지속돼야 한다."
대한고혈압학회 신진호 이사장(한양의대 심장내과)는 9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대한고혈압학회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대한고혈압학회가 발표한 고혈압 팩트시트 2024(Korea Hypertension Fact Sheet 2024)에 따르면 우리나라 20세 이상 인구 30%인 1300만 명이 고혈압을 가진 것으로 추정되며, 이 중에서 남성이 720만 명, 여성이 580만 명, 그리고 65세 이상이 580만 명을 차지한다.
고혈압 유병자 중 인지율은 77%, 치료율은 74%, 조절률은 59%이며, 연령이 높을수록 인지율, 치료율, 조절률이 높은 경향을 보인다.
20·30대 청년층 고혈압 유병자 인지율은 36%, 치료율은 35%, 조절률은 33%로 점차 개선되고는 있지만, 아직 다른 연령대에 비해서는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고혈압 환자 일부만 적절하게 치료받았지만, 지난 30여 년간 우리나라 고혈압 관리 수준이 빠르게 향상돼 현재는 1150만 명의 고혈압 환자가 실제 의료서비스를 이용하고, 1090만 명이 치료제를 처방받으며, 810만 명이 지속적으로 치료받고 있다.
대한고혈압학회 역학연구회장 김현창 교수(연세의대 예방의학과)는 "국제보건통계나 역학연구에서 우리나라 고혈압 인지율, 치료율, 조절률이 세계 최고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인구 전체 평균혈압이 가장 많이 감소한 나라로도 꼽힌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30년간 우리나라 연령표준화 심뇌혈관질환 사망률이 80%정도 감소했는데, 여기에도 성공적인 혈압 조절이 가장 크게 기여한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보건기구가 지난해 발간한 세게고혈압보고서(WHO Global Report on Hypertension)도 우리나라를 고혈압 관리 모범사례로 여러 차례 언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현장 회장은 "하지만 고혈압 유병률 자체는 크게 변하지 않았고, 인구 고령화 영향으로 전체 고혈압 환자 수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고혈압 예방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지난 10여 년 간 우리나라 고혈압 조절률이 뚜렷이 향상되지 못했기 때문에 고혈압학회는 환자중심의료를 기반으로 치료 지속성과 조절률 향상을 위한 체계적인 학술활동 뿐 아니라, 고혈압의 전세계적인 질병 부담을 줄이기 위한 국제적 활동도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뇌혈관질환 사망률 80%정도 감소, 성공적인 혈압 조절이 가장 크게 기여"
"글로벌 학회와 소통 강화…저소득 국가에 도움 될 것"
신진호 이사장은 글로벌학회와의 소통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몇몇 학자가 나선다고 되는 건 아니다. 의료체계의 상호 유기적이고 협력적인 관계가 종합적으로 어우러져서 학술적인 관계가 만들어진다"며 "우리 학회는 30년 동안 축적한 역량이 있다 보니 일본, 중국, 유럽 고혈압 관련 학회들과 소통을 전보다 쉽게 할 수 있게 됐다. 대등하진 않지만 협업에 장애요소가 많이 없어진 상태다. 앞으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고혈압학회는 저소득 국가에도 도움이 되는 학회 활동을 지속하겠다는 뜻도 피력했다.
김현창 회장은 "전체 고혈압 환자 중 3분의 2가 저소득 국가에 살고 있다. 우리나라 포함 고소득 국가들의 경우 고혈압 환자는 많지만 지표는 좋아지고 있는데, 저소득 국가는 지표가 나빠지고 있다. 특히 동남아, 서아시아가 많은데, 우리가 해왔던 걸 많이 소개하고 노하우를 공유하면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신진호 이사장은 정부 의료개혁 방향성과 관련해서 "답하기 어려운 주제이지만 우리 학회가 지향하고 있는 방향성은 있다"며 "에전보다 환자 중심으로 케어코자 하는데, 만성질환관리 제도와 맥락을 같이하는 주제라고 생각한다. 그 부분은 정책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