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처음으로 생후 2개월 영아가 백일해로 사망한 것에 대해 소아청소년과 의료체계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회장 최용재)는 13일 "코로나19 사태 이후 소아감염질환이 급증했지만 정부는 주의만 되풀이 했다"며 "이번 백일해 영아 사망은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보호자에게 주의 당부만 할 게 아니라 정부 당국과 전문가가 머리를 맞대고 소아감염 질환 유행을 멈추게 할 해법 찾기 등 대책을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백일해로 입원치료를 받던 영아가 지난 4일 증상 악화로 사망했다.
백일해 1차 예방접종 대상인 생후 2개월 미만의 영아로, 접종 전에 기침, 가래 등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찾았다가 지난달 31일 백일해 확진을 받았다.
국내 백일해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지난 2011년 백일해 사망자 수 집계를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는 "현재 유행하고 있는 감염 질환 중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환자 수가 백일해보다 훨씬 많지만 영아들에게는 백일해가 훨씬 치명적"이라고 전했다.
이어 "협회가 마이코플라즈마 유행 조짐이 보이던 지난해에 강력한 대책을 촉구한 이후 복지부와 교육부가 대책반을 운영하기로 했는데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됐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또 질병청이 관계부처 합동 대책반을 운영해 대응한다는 계획에 대해 "제발 이번에는 구호가 아닌 실천으로 소아감염질환에 의한 사망이 발생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