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위 제약사 중 3분기 연구개발(R&D)에 유한양행과 대웅제약이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상위 10대 제약바이오 기업들 중 유한양행(대표 조욱제)과 대웅제약(대표 이창재·박성수)이 금년 3분기 누적으로 역대 최대 R&D 비용을 투자했다.
유한양행은 금년 3분기 누적으로 ‘2011억원’을 투자했다. 매출 대비 비중은 12.8%로, 직전 연도 같은 기간 R&D(1353억원)과 비교하면 약 700억원을 더 사용했다.
이 같은 유한양행의 R&D 투자 확대는 신약 개발 성과에 따른 선순환 차원으로, 신약의 글로벌 시장 확대 등으로 수익성 확대가 전망되면서 투자 확대도 늘리는 모습이다.
최근엔 비소세포폐암 치료 신약 렉라자(레이저티닙)의 미국 FDA 병용 투여 허가되면서 얀센으로부터 6000만달러의 로열티도 수령했다. 이에 기대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렉라자 성공으로 빅파마 발돋움 가능성이 커지면서 파이프라인도 늘리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아이이노베이션으로부터 들여온 알르레기 치료제 ‘YH35324’, ABL바이오 도입 면역항암제 ‘YH32367’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며 후속 신약으로 연구 중이다.
두 번째로 많은 비용을 투자한 대웅제약은 3분기 누적 1712억원을 R&D에 투자했다. 직전 연도 같은 기간(1517억원) 대비 200억원 가량을 더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R&D 투자 확대는 연속된 신약 개발 성과로, 다수의 신약이 한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대웅제약은 FDA 바이오 신약으로 승인받은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가 수출 매출이 25% 확대돼 403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25% 성장한 수치다.
34호 신약인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는 3분기 누적 704억원으로 전년 대비 57% 상승했다. 이대로라면 올해 1000억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나온다.
국산 36호 신약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의 경우 가장 최근 에콰도르의 현지 허가 승인이 난 상황으로, 사우디, 인도네시아, 태국, 페루, 콜롬비아 등 12개국에서 품목허가를 심사 중이다.
이 외에도 펙수클루의 정맥주사제 개발을 비롯 GLP-1 유사체 탑재 마이크로니들 비만약, 디지털 의료기기 확대, AI 신약개발, 차세대 표적항암제 등 투자를 아끼지 않는 모습이다.
세 번째로 많이 투자한 곳은 한미약품으로, 3분기까지 연구개발에 1536억원을 사용했다. 전년 동기 대비 12.7% 늘어난 수치로, 오너 갈등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적극 이어가고 있다.
현재 한미약품은 전주기적 비만치료 신약 프로젝트 ‘H.O.P’를 진행 중이며 한국인 맞춤 비만 치료 삼중작용제 임상 등 신약개발 투자에 전사적으로 나서고 있다.
또한 선천성 고인슐린혈증 치료 혁신신약으로 개발 중인 HM15136(에페거글루카곤), 전이성 고형암 환자 대상 이중항체 면역항암제 ‘BH3120’ 임상 등 다수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다.
이 외에 GC녹십자(1206억원), 종근당(1049억원), 동아에스티(1029억원) 순으로 R&D에 많은 금액을 썼다.
매출 대비 R&D 비중, 한올바이오·동아에스티·부광약품 順
중견 제약사를 포함한 전체 제약사 중 연구개발 비율 기준 가장 많이 투자를 한 제약사는 한올바이오파마(30.5%), 동아에스티(19.9%), 부광약품(18.7%) 순이었다.
우선 한올바이오파마의 경우 금년 3분기까지 R&D에 313억원을 투자했고, 동아에스티는 1029억원을 투자했다. 부광약품은 영업손실에도 불구하고 올 3분기까지 213억원을 사용했다.
이어 신풍제약(13.2%), JW중외제약(11.2%), 한국유나이티드제약(11.1%), 삼진제약(10.6%) 등으로, 경기 불황 우려에도 R&D에 10% 이상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까지 매출 대비 1% 비중으로 소규모 R&D 투자를 진행한 기업은 일성아이에스(1.9%), 한국유니온제약(1.8%), 진양제약(1.7%), 광동제약(1,6%), 대한약품(0.8%) 순으로 집계됐다.
가장 많이 연구비를 줄인 기업으로는 일동제약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까지 18.9% R&D비중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1.4%를 투자해 가장 낙폭 범위(17.5%)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