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과병원 원장들이 올해 소아감염병 발생률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정부에 선제적 대응을 위한 소아감염병 상시 체계 구축을 촉구했다.
최용재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회장은 15일 대한병원협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아감염병에 대한 선제적 대응 전략 마련을 위해 소아감염병 상시 체계 구축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현재 독감 환자가 8년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등 감염병이 창궐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22~28일 독감 의사환자(ILI) 분율은 73.9명으로 일주일 새 136% 급증했다.
감염 취약한 어린이 환자로 인해 전국 소아청소년과병·의원 포화 상태
이로 인한 사망자로 전국 화장장이 포화 상태에 이를 정도로 위중증 환자도 급증했으며, 감염에 취약한 어린이 환자로 소아청소년과병의원은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최 회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독감, 백일해, 마이코플라스마, RSV 등 각종 소아감염병 창궐이 멈추지 않고 있어 이들을 치료하고 있는 소아청소년병원 의료진은 매우 힘겨운 진료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해 백일해로 인해 사망하는 아동이 발생했는데도 정부는 여전히 무대책이 상책인냥 2025년을 맞이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올해 소아의료체계는 지난해 발발한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사직과 함께 지속된 전공의 기피 현상으로 더욱 심각해져, 소아의료현장은 감염병 창궐과 맞물려 아비규환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협회가 지난 9~13일 회원 병원 대표원장 4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금년 소아감염병 증가 추이 관련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이같은 우려가 여실히 드러났다.
올해 각종 소아감염병 발생율 추이에 대해 응답자 43명 중 38명(85%)는 지난해보다 증가할 것이라고 답했으며, 증가폭에 대해 9명이 10% 이상, 13명이 20% 이상을 전망했다. 소아감염병 발생이 3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한 응답자도 4명 있었다.
또 올해 가장 유행할 것으로 보이는 소아감염병으로는 메타뉴모바이러스질환(13명)이 꼽혔다.
사람 메타뉴모바이러스는 독감과 유사한 증상을 유발하는데 최근 중국에서 감염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어 독감(6명), 마이코플라즈마(5명), 아데노바이러스(4명) 등 질환이 올해 유행할 것으로 예측됐다.
최 회장은 "정부 당국이 이런 결과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더 이상 아이들이 소아감염병으로부터 고통받지 않도록 적극적인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증소아환자 전원 못받는 3차병원…"위중증 환자 전원시스템 확립 필요"
최 회장은 소아감염병 대응을 위해 구체적으로 소아진료 지역협력체계 구축 시범사업, 발열클리닉 등 기존 진행하던 정책부터 보완 및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가령 소아진료 지역협력체계 구축 시범사업으로 지역 병의원 간 환자 분배가 원활히 되고는 있으나, 중증 환자를 3차병원으로 전원하는 데는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최 회장은 "고열, 경련, 심장염증 수치 상승 등이 발생한 위중증 환자는 3차 병원으로 전원해야 하는데, 일일이 교수들을 연락하는 데 한계가 있다. 전원 거부가 많아 한 시간씩 전화를 돌리는 일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종합상황판에)3차 병원에서 중증 환자를 받을 수 있다고 안내했다가 사라지는 경우도 있고, 하루이틀새 상황이 또 달라지다 보니 병원들이 충분히 관련 상황을 오픈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며 "위중증 환자 전원 시스템을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 사업이 진행되지 않는 지역은 여전히 소아환자 분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거점병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목소리 높였다.
최 회장은 또 코로나19 등 경증 환자 진료를 위한 발열클리닉에 대한 지원과 홍보가 강화돼야 한다는 입장도 피력했다.
그는 "정부가 최근 전국 120여 개 발열클리닉을 지정했다는데 누구도 어느 병원이 발열클리닉인지 모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가적으로 발열클리닉에 시설이 구비됐으니 치료받으라고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며 "최근 보건복지부로부터 방안을 찾아보겠다는 말은 들었지만 이후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끝으로 최 회장은 "올해 협회 중점 회무를 '소아감염병 타파'로 정했다"며 "정부 당국도 이와 맥을 같이 해 소아감염병 증가폭 둔화를 목표로 머리를 맞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거듭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