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정부와 2월에 의대 증원 문제 협상해야"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 "무정부 가까운 상황, 협상안 갖고 대화 테이블 나서라"
2025.02.07 06:09 댓글쓰기

"의대 정원 증원 문제가 장기화되면서 전공의, 의대생들이 불확실성에 지쳤다. 무정부에 가까운 현 시점에서 대한의사협회가 협상안을 갖고 대화의 테이블에 나서야 한다."


황규석 서울특별시의사회 회장은 6일 서울시의사회관에서 의협 출입 기자단과 가진 신년 간담회에서 작심한 듯 날선 발언을 쏟아냈다. 


지난해 2월 6일 정부가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하면서 촉발된 의정 갈등이 1년을 맞았다. 그 사이 12.3 비상계엄으로 대통령 탄핵소추 국면에 접어들면서 사태는 더 악화되고 있다. 


황 회장은 "처음 이 사태가 터졌을 때 전공의, 의대생들은 모두 같은 마음이었다"며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많이 지쳤다. 어떻게 흘러갈지, 어떤 방안이 있는지 모호하기에 불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협 집행부에 전공의는 물론 의대생이 임원으로 합류했다"면서 "전공의, 의대생 대표는 물론 침묵하는 다수의 의견도 수렴해야 할 때다. 강경한 한 명이 아닌 전체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무정부 상태 국면, 국민 위해 의료계가 타협안 제시 필요"


의협이 정부가 먼저 대안을 제시해야 협상한다는 기조를 강조한 데 대해 그는 "상황이 바뀌었다. 이제는 사실상 무정부 상태에 가깝다. 지금은 의료계가 대승적 차원에서 대안을 내놓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의협이 2월 중에는 정부와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의대 개강과 입시 전형을 고려할 때 2월이 마지노선이라고 봤다. 16개 시도의사회장협의회에서도 이런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황 회장은 "올해 의대 수업이 시작되는 2월 말 전에는 대화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3년에 500명씩 선발 인원을 줄이거나, 2026년 의대생을 선발하지 않는다는 등 타협안을 제시할 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에 대안 제시만 요구하며 시간이 계속 흐른다면 국민 눈에는 의료계도 무책임해 보일 것"이라며 "의료계 내부적으로 아무도 이 같은 의견을 안 낸다. 내가 멍에를 멘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그는 "의료계는 대승적 차원에서 조금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며 "2000년 의약분업 이후 어느 것도 내주지 않으려다 모든 것을 빼앗기고 있다. 이런 전철을 밟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의료정책, 의정 당사자가 법(法) 아닌 대화로 풀어야"


아울러 현재 야당이 주축이 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의료인력 수급추계기구 법제화'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의협은 오는 14일 열리는 의료인력 수급추계기구 법제화를 위한 공청회에 참여할 예정이다. 박명하 상근부회장, 김민수 정책이사 등 5명을 추천했다. 


황규석 회장은 "지금 상황에선 의대 증원을 막기 위해 추계위원회를 설치하고 의대 증원에 대한 법률 근거를 만드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러나 의료정책에 있어서는 법이 아닌 당사자들이 협상하고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물론 현 상황은 타개책이 없으니 안타깝지만 법안을 받아들이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황 회장은 "하지만 법의 테두리가 아닌 다른 형태로 가야 한다"면서 "정부와 의료계가 대화로 정책을 결정하는 것이 큰 틀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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