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 '주4일 근무' 제안…병원계 파급 촉각
세브란스병원‧국립중앙의료원 등 의료기관 '주4일제 시범사업' 본격화
2025.02.10 12:29 댓글쓰기



사진제공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주4일 근무'를 제안하면서 의료계 도입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노동시간을 줄이고 주4.5일제를 거쳐 주4일 근무 국가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공지능(AI)과 신기술로 생산성이 높아지는 대신 노동 역할과 몫의 축소는 필연"이라며 "AI와 첨단기술에 의한 생산성 향상은 '노동시간 단축'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창의와 자율이 핵심인 첨단과학기술 시대에 장시간 억지노동은 어울리지 않는다. 양으로 승부하는 시대는 갔다. 우리는 OECD 국가 중 장시간노동 5위로 OECD 평균(1752시간)보다 한달 이상(149시간) 더 일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별한 필요때문에 불가피하게 특정영역 노동시간을 유연화해도, 그것이 총노동시간 연장이나 노동대가 회피 수단이 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주4일제 도입이 부각된 가운데, 의료계에서도 이에 대한 논의가 확산되고 있다.


일례로 세브란스병원은 국내 병원 최초로 지난 2023년 주4일제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세브란스병원은 지난 2022년 8월 노사 합의를 통해 신촌 2개 병동과 강남 1개 병동에서 이를 진행키로 합의했으며, 그 다음해부터 상‧하반기에 나눠 15명씩 총 30명의 간호사가 임금 10%를 삭감하고 6개월간 시범사업에 참여했다.


세브란스병원노동조합에 따르면 시범사업에 참여한 간호사들은 사업 참여 전(前) 17%가 이직·퇴직 의향이 있었지만, 참여 후에는 이 비율이 10%로 줄었다. 


행복도(100점 만점) 또한 참여 전후로 53점에서 71점으로 상승했고, 일과 삶의 균형 점수는 37점에서 62점으로 대폭 올랐다. 퇴근 후 체력 저하 및 업무 스트레스 등 번아웃 지표도 개선됐다. 


이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지난해 11월 '2024년도 보건의료산업 산별중앙협약 조인식'에서 76개 의료기관과 주4일제 시범사업을 비롯한 대정부 정책과제 실현을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


이들 의료기관 중 하나인 국립중앙의료원은 같은 달 공공의료기관 중 최초로 주4일제 시범사업 준비에 착수했다.


다만 주4일제를 도입하는 데 있어 현실적인 문제도 남아있다.


우선 근무시간이 줄어든 만큼 임금 삭감 및 인력 보충 등의 사안은 노사 간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또 의정갈등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주4일제 시행이 가능할지도 따져봐야 한다.


정부와 노사가 이번 시범사업 결과를 토대로 보다 체계적인 제도 개선에 나선다면, 의료계뿐만 아니라 한국 노동시장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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